Ⅰ 스칸디나비아의 빅애플 8월, 첫 만남 나, 그리고 디나의 정체성 데스피나의 사물함 호텔 웁살라 340호 열려 있는 대학 폴락 교수와 밀란 쿤데라 히잡을 선택한 셀다 존과 라스 웁살라대학교의 네이션 라이프 호앙 냉장고가 고장 난 어느 날 안테의 법칙 우리는 우리 자신의 길을 간다
Ⅱ 웁살라의 몽상가들 프레이야의 후예들 과거와 현재의 조우 디나의 공감 첫 번째 크리스마스 로맨스의 부활 콧수염을 단 데스피나 사랑의 효과 아나키스트 카차 눈 위를 달리는 두 심장 그들은 행복하지 않은 걸까 두 개의 커피 잔 N극과 N극 모독
Ⅲ 19,300킬로미터의 문화 차이 한국인의 민족애는 왜 그렇게 유별나? 스웨덴에서 한국 여성을 생각하다 루이비통 걸 차별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는 인종 이데올로기 반성의 힘 차가운 등 출석부와 프란츠 디나의 새로운 연인 불편한 기류
Ⅳ 포르투갈에서 보낸 가을 운명의 간계 셀다의 비자 사진 싫은 사람과 한 집에 산다는 것 공동 소유 코임브라의 일상 검은 멜리사 북유럽 남자, 남유럽 남자 이미지에 사로잡힌 도라 마이너리티 조국 리스본 공항
Ⅴ 빛과 어둠, 그 비밀의 시간 신비로움 어둠 미워할 수 없는 그녀 오늘만큼은 마음껏 취하라 식물학자 린네와 제국주의자의 눈 에드워드 사이드와 제국주의자의 눈 태양을 피하는 방법 서양은 동양의 카피야 겨울 풍경 새로운 민족을 꿈꾸다 상상의 공동체
Ⅵ 굿바이 스베리예 쓸모 없어진 리턴 티켓 스톡홀름 요아킴과의 대화 열리지 않은 문 솔직하게 말해봐요, 나도 이방인이니까 세 사람의 만찬 우정의 여러 가지 형태 떠나면 그리운 것들
추천의 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불순하지 않다 -방민호(문학평론가?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솔직하게 말해봐요, 여기선 나도 이방인이니까.”
인간과 사회에 대한 격조 높은 탐구서이자 감성과 지성이 넘나드는 유럽 순례기 ‘미완의 천국’ 북유럽 사회의 ‘행복의 비밀’을 포착한 섬세한 관찰력과 통찰력 ‘이방인’이라는 존재에 매료되어 어느 날 훌쩍 떠난 박수영의 만 3년간 스웨덴 체류기
“그동안 스웨덴에 얼마나 있었지요?” 잠깐 동안의 침묵 끝에 폴락 교수가 묻는다. “2년이 넘었어요.” “그동안 스웨덴 생활은 유익했나요?” “무척” 하고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스웨덴 사람들 어떤가요?” 하고 내게 묻고 나서 폴락 교수는 또 한쪽 눈을 찡긋한다. “솔직하게 말해봐요. 나도 이곳에선 이방인이니까.”
단순한 여행안내서가 아닌 감성과 지성이 넘나드는 유럽 순례기 [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은 어느 날 ‘이방인’이라는 존재에 매료되어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 ‘아무도 자신을 반겨주지 않는 곳’으로 훌쩍 떠난 소설가 박수영이 유럽에서 체류하면서 적어 내려간 진솔한 기록이다. 저자는 2006년 8월, 스웨덴의 웁살라대학교의 역사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한다. 그리고 만 3년의 시간 동안 함께 웃고 울고 마음을 나누게 될 여섯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온 데스피나, 터키에서 온 무슬림 셀다, 베트남 출신 미국인인 호앙, 스웨덴 사람인 야콥과 오스카, 터키 출신이지만 스웨덴에서 자란 디나. 그리고 한국에서 온 저자 박수영까지 ‘배고픈’ 학문인 역사학을 선택한 이 일곱 몽상가들은 천천히 서로에게 스며들면서, 인종과 나이, 국경을 초월하는 우정 속에서 잊지 못할 시간을 함께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기도 하고, 사랑에 상처받기도 하고, 미묘한 갈등 속에서 방황하기도 하는 가운데,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겹겹의 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져간다. 이 책의 매력은 이 일곱 명의 몽상가들이 끌고 나가는 드라마틱한 소설적 구성에 있다. 국적과 나이, 인종이 각기 다른 몽상가들이 만 3년 동안 부대끼며 사랑하고, 미워하며, 질투하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북유럽의 이국적인 정취와 함께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미완의 천국’ 북유럽 사회의 ‘행복의 비밀’을 포착한 섬세한 관찰력 - ‘또 다른 나라’ 를 매료시킨 힘 [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은 ‘미완의 천국’ 스웨덴의 실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고독한 이방인으로서 새 작품을 쓰고 싶은 열망으로 떠난 작가의 의도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 그 사회는 저자를 고독한 이방인의 신분으로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저자는 처음에는 거리를 두고 스웨덴 사회를 조망하다가, 일곱 명의 몽상가들과 나눈 희로애락의 정도가 깊어질수록 뛰어난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한 사회를 생동감 있게 묘사해 나간다. 이 생동감은 저자가 미리 그 사회를 배우고자 작정하고 떠난 목적의식적 시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산출된 가장 자연발생적이고 자연스러운 맥락의 산물이라 더 빛을 발한다. 저자는 2007년 가을 학기, 포르투갈의 코임브라대학교에도 교환 학생으로 머문다. 그곳에서 만난 남유럽 사람들과 북유럽 사람들의 차이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우리에겐 같은 유럽대륙이 또 얼마나 다른지도 보여준다. 저자의 자연스러운 시선에 포착된 ‘미완의 천국’ 스웨덴. 만 3년 동안 체류하면서 그곳의 ‘행복의 비밀’은 파헤치고 싶어 한 저자의 시선을 통해, 그동안 사회민주주의나 사회복지국가 등의 교과서적 키워드로만 흐릿하게 알려진 북유럽 사회가 더 이상 교과서적 ‘추상’이 아닌 생생한 ‘실체’로 드러날 것이다.
인간과 세계를 관찰하는 격조 높은 작가의 시선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인간과 세계를 관찰하는 격조 높은 작가의 시선에 있다. 작가는 때로는 감성적인 시선으로, 때로는 오랜 지적 훈련과 사색으로 단련된 시선으로, 인간과 세상을 탐험한다. 저자에게 아낌없이 애정을 쏟아 부은 친구 디나와 파멜라와의 우정을 밀도 높게 그려내고, 수없이 ‘밀착된’ 시간을 보낸 데스피나와는 왜 ‘동등한’ 우정을 나누지 못했는가를 반성한다. N극과 N극처럼 서로 밀치며 애증을 느낀 호앙에 대해서조차 단순한 묘사를 넘어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저자의 시선은 스웨덴 사회의 ‘물질적’인 부분을 넘어 ‘정신적’인 부분에 까지 확장해서 통찰해 들어간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다른 역사적 맥락 속에서 살아온 ‘타자들’의 내면의 비밀에 도달하게 되고, 우리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세상의 숨은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철학적, 문학적, 역사적 사색을 멈추지 않는 순간들 저자의 발길이 닿는 곳, 시선이 머무는 곳, 만남이 있는 곳마다 철학적, 문학적, 예술적 연결 고리를 가진 다양한 화제들이 등장한다. 매 순간 그러한 화제들을 그냥 넘기지 않는 세밀한 시선을 따라가 보면, 그 시선 끝에는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철학도이자 역사학도로서, 또 소설가로서 섬세하게 사색하고 성찰하는 저자 박수영이 있다. 저자는 웁살라의 어느 길목에서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인 영화 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어린 영혼을 만나고, 체코에서 온 폴락 교수와 밀란 쿤데라, 도스토예프스키, 필립 로스를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나눈다. 어릴 적 한국에 와본 니콜라스와 함께 설악산을 동경하고, ‘서양은 동양의 카피야’라며 동양을 떠돌던 루카스와 니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미셸 푸코가 [광기의 역사]를 집필한 웁살라대학교의 카롤리나 레디비바에서 100여 년 전에 쓰인 한국에 대한 최초의 스웨덴어 서적을 찾아내고, 린네와 제국주의,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해서도 말한다. 강의실에서 만난 독일 학생들과 일본의 지식인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가를 성찰하며 아직도 유럽에서는 끊임없이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인종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저자는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이 모든 사회적, 사상적 편린들이 어떻게 공감을 이루고 충돌하는지를 관찰하며,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질문뿐 아니라, 현재 유럽이 겪고 있는(한국이 곧 겪게 될) 다국적, 다민족, 다문화에 대한 화두를 깊이 있게,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저자는 이제 새로운 세계관이 탄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적이나 민족, 인종에 따라 서로의 경계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연대감, 사상적 동질감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종족’을 형성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미래에 새롭게 정의될 인류의 카테고리가 희미하게나마 윤곽을 드러내고 새로운 민족에 대한 꿈이 발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는 말 “한국에서 태어난 저는 자본주의 사회 이외에는 다른 사회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한국과 다른 체제, 즉 사회민주주의 사회를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배우려고 작정하고 떠난 것도 아니고, 훈련된 이론가의 눈으로 그 사회를 들여다본 것도 아니었습니다. 만 3년 동안 스웨덴에 체류하면서 그 사회를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스웨덴은 분명히 ‘또 다른 나라’였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저는 ‘또 다른 나라’에서 느낀 것들을 꼭 적고 싶었습니다. 우리와는 참 많이 다르지만, 지구상에 이렇게 다른 세상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행복 지수’를 조사하면, 언제나 스웨덴 사람들이 1, 2위를 차지합니다. 제가 그곳에서 포착한 ‘행복의 비밀’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회 속에 깊숙이 스며있는 ‘섬세함의 감각’입니다. 스웨덴 사회는 마치 엄마가 아가의 손가락을 들여다보듯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국민들을 들여다봅니다. 열 개의 손가락 중에서 길건 짧건, 강하고 약하건, 어느 것 하나 뭉텅뭉텅 대우하지 않고 열 개의 손가락 하나하나를 예민하게 다룹니다. 이 섬세한 감각으로부터 ‘타자’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이 생기고, 평등한 철학이 싹트고, ‘물질’보다 ‘정신’을 중요시하며, 권위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이 섬세하면서도 품위 있는 스웨덴의 미학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