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에 반박하며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작품이자, 21세기를 향한 비전을 그린 책이다. 이 책이 규탄하고자 하는 책인 치즈 이야기는 간단하다. 하나, 치즈가 없어졌다.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는 매상이 줄어들었음을 사실로 받아들이라는 의미다. 둘, 없어진 치즈를 찾아오라는 것이다. 변화에 즉각 대응해 어디로든 찾아가서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나?>의 저자 닉 레비는 이것을 엄연한 '도둑' 행위이자 '침략' 행위로 보고 있다. 이 이야기에는 여러 마리의 햄스터들과 토끼가 등장한다. 그들이 자기네의 주식인 '해바라기 씨'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대의 경제 우선 사회, 환경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닉 레비의 행복론은 '행복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데 있다. '아직은 행복하지 않아, 아직은 아니야' 하면서 평생을 끝내는 것도 인생이고, 아무리 가난해도 거기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행복을 느낄 줄 아는 것도 인생이다. 어쩌면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아니지' 하고 생각하면서 사는 편이 더 큰 행복을 거머쥘 수 있는 길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큰 행복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치즈가 없어졌다고 해서 그것을 변화라며 소동을 부리기 전에 왜 치즈가 없어졌는지, 그 사건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아는 게 우선 필요하다.
매상이니 이익이니 무용지물이니 하며 엉덩이를 맞아가면서 치즈를 찾아 돌아다니는 그런 인생이 즐거울 리 없다. 비록 내가 사는 곳이 초라한 아파트이고 누더기 같은 차 한 대가 있으며 작은 사무실을 하나 갖고 있을 뿐이라 하더라도, 커다란 단독 주택에 살며 최신 랜드로버 차를 갖고 있는 사람보다 덜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언가를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겪는 되는 고통이 없는 이들의 그것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의 아파트가 엘리베이터로 3층까지 올라와야 하고 출입구는 현관 한 군데 뿐이라면 도둑이 들어오기는 상당히 어렵다. 물론, 눈을 씻고 살펴봐도 돈 냄새 날만한 것이라곤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단독 주택일 경우에는 몇 군데씩 자물쇠를 채워야 하고 아파트보다는 돈이 있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잠깐 외출할 때에도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차 역시 지금의 차는 약간 긁히든 부딪치든 상관이 없지만 랜드로버라면 작은 나뭇가지만 닿아도 뛰어내려 점검하게 될지도 모른다.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것, 주변에 신경 쓰지 않고 차를 탈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의 비중으로 볼 때 상당히 큰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투쟁만으로 얻을 수 없는 행복의 방법과 의미를 찾아야만 한다. 20세기가 투쟁의 역사였다면 21세기는 화합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닉 레비의 <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나?>가 21세기의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