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 섞인 묵은 쌀도 잘 챙겨두게 / 탈이 나니 뉘탓이냐 / 함지박 돌려쓰며 나눠먹는 가을떡 / 남길 걸 알면서도 고봉으로 담은 뜻은 / 고 신랑 똑똑하다 소리 듣는 법 / 명산대천에 빌어서 낳은 자식 / 지키라고 준 재산 누가 먹을래? / 방귀 먹고 사는 게 뭐냐 / 그물이 삼천 코라도 벼리가 으뜸 / 낙양의 종이값이 오르면 부엌을 / 들여다보니
옛날에는 둘만 모였다 하면 어디서 들었는지 이야기 하나씩을 내놓곤 하였다. 서로 얼굴 마주보며 주거니 받거니하다 보면 농한 이야기가 오고가기도 하고 남 흉보는 이야기며 새로 온 낯선 사람 실수하는 얘기며 못돼먹은 놈 욕이며 끝이 없었다. 그러나 인간미가 사그러든 요즘 우리의 우스갯소리는 이제 틀에 박힌, 죽어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우리 선인들의 살냄새며 숨소리가 그대로 막 전해지는 정말 살아 있는 이야기는 없을까?바로 그 이야기들을 여기 『흥부의 작은마누라』에 가득 담았다. `아니 그런 이야기도 다 있었던 말이오?` 흥부의 작은 마누라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렇게 되받아칠 이가 많을 것이다. 『흥부전』을 아는 이는 많아도 이를 아는 이가 없으니 이런 얘기부터 하겠다고 으름장을 먼저 놓는다. 음식 먹는 얘기는 어떤 이야기보다 맛이 있어 좋다. 유둣날에 먹는 수제비의 유래며 복날 견공이 수난받는 까닭, 봉이 김선달의 팥죽 일화 등 우리 선조들의 생활을 킁킁거리며 냄새맡을 수 있는 얘기들이 가득 있다. 배때기가 뱃집보다 경어가 된 기가 막힌 이유에다 방귀먹고 사는 게 뭐냐부터 다 남길 걸 알면서도 고봉으로 담은 밥 이야기, 욕이 되는 인사법 등 좀 낯간지럽고 노골적인 이야기까지 익살과 괘사거리에 실려서 이야기는 척척 넘어간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