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세상살이를 알아버린 스무 살의 아가씨 강은수, 온통 가슴에 황량한 바람만 들어찬 서른한 살의 건조한 남자 최강혁, 그들의 불꽃같고 순백한 사랑이 시작된다.
‘너무 행복해요! 아저씨를 알게 돼서! 이건 하늘이 제게 주는 축복인가 봐요!’ 은수는 두 팔을 벌려 눈을 맞이하듯 활짝 웃으며 빙그르르 한 바퀴 원을 그렸다. “와아! 함박눈이에요! 아저씨, 쌓였으면 좋겠어요!” 하얗게 흩날리는 눈꽃송이를 따라 빙글빙글 원을 그리는 소녀의 모습이 어지럼증을 남겼다.
‘너무 행복해요! 아저씨를 알게 돼서! 이건 하늘이 제게 주는 축복인가 봐요!’
스무 살 여자와 서른한 살의 남자.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여고생과 스물일곱 살에 고시를 패스한 능력 있는 검사.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사람이지만, 어느 날 우연히 골목길에서 마주한 그들은 서로가 닮아있음을 알아챈다. 이제 겨우 스무 살이지만 세상살이를 너무 빨리 알아버린 은수와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는 강혁은 서로의 마음속 깊이 숨겨져 있던 외로움을 알았다. 두 사람의 사랑은 마치 겨울밤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닮아있다. 어느 계절보다 춥고 황량한 겨울이지만, 겨울밤 속에서도 하얗게 펑펑 내리는 눈송이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눈송이만큼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금세 녹아내려도 쌓이고 또 쌓여 결국은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함박눈처럼, 아저씨와 꼬맹이의 사랑은 조근조근 독자들의 마음에 감동의 눈을 내리게 할 것이다.
줄거리
빚을 지고는 번번이 집 안을 뒤집어놓는 오빠와 고된 일에 지친 엄마 사이에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스무 살 은수의 인생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골목길에 앉아 콜록거리며 담배를 피우는 은수에게 강혁이 나타난다. 담배를 피우려는 은수에게 그런 건 나중에 펴도 늦지 않는다고 충고를 하고는 은수에게 포장마차에서 따뜻한 우동을 사 주는 강혁. 은수는 가족에게조차 받아보지 못한 따스한 관심과 충고에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강혁을 만나기 위해 강혁의 집 주변을 서성거리는 은수와 그런 은수를 차마 그냥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강혁. 그렇게 서로를 의식하고 사소하게 부딪혀가며 두 사람 사이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은수에게 자신을 깡패라고 속이지만 실상은 검사로 일하고 있던 강혁. 힘든 삶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밝게 꿋꿋하게 살아가는 은수에게 차츰 마음이 기우는 것을 느낀다. 한편, 계모의 남동생, 조경호의 사건을 조사 중이던 강혁은 조경호로부터 은수와의 만남을 빌미로 협박을 받게 된다. 어느새 가슴 깊숙이 들어와 있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두 사람. 그러나 그들 앞에는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데…….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