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격려가 담긴 그림이 있는 이야기책! 세상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 아픈 이들을 위해 마련된 숲 속의 현자와의 축복 같은 만남-
‘사랑에 관해 상담합니다’라는 갈색 팻말이 정다운 숲 속의 나무집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책, <숲으로 가는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소설가이자 상담전문가인 저자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과의 사연을 바탕으로 쓴 24편의 이야기와 24편의 편지와 시가 담긴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책이다. 숲으로 가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 지치고 황량해진 마음을 겉잡을 수 없어 도시를 벗어나 숲길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숲의 카운슬러인 현자(賢者)와 만난다. ‘제1부 숲 속의 현자’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아픈 우리 이웃들이다. 아내를 잃고서야 아내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상심한 상담전문가는 숲 속을 거닐다 만난 나무집 주인을 만난다. 그리고 그가 끓여준 따뜻한 차를 마시고 목도리 선물까지 받는다. 그에게 상담을 받던 중학생은 대학을 못 다닌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아들을 닦달하던 엄마를 버거워하며 수면제를 먹고 만다. 황망해진 엄마 역시 숲길로 들어서고… 그밖에도 고아와의 사랑을 못마땅해하는 어머니를 두고 무작정 길 떠난 여대생, 어릴 적 자신을 몹시도 학대하던 계모를 양로원에서 만나 임종을 지켜보고 유골함을 메고 나선 할머니, 시청자들을 확 끌어당길 방송소재를 찾고 있는 방송국 PD, 한순간 떠나버린 열정적 사랑에 괴로워하는 중년 여성, 성폭행의 상처를 뒤로 하고 고국을 떠났지만 누군가 보내준 모국어로 된 아름다운 시집을 받고서 다시 한국으로 향한 교포여성 등이 숲을 찾아든다. 이들은 무심히 찾은 숲 속에서, 느닷없이 닥친 홍수에 엄마와 누나를 잃은 소년 원복이를 거두어 함께 사는, 평범하지만 따뜻한 현자와 만난다. 그리고 때론 스쳐 지나가고, 꽃 선물을 받고, 대화를 나누고, 차 한 잔을 같이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 사람이 숲 속의 현자인지도 모른 채 그곳을 떠나온다. 숲을 찾아갔 사람들은 숲 길을 돌아 나오며 작지만 든든한 축복을 받은 듯한 기분에 싸이고, 얽히고 설킨 고민의 실타래가 왠지 조금쯤은 풀린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가 고마운 친구였음을 깨닫는다. ‘제2부 숲이 그리운 사람들’은 숲 속의 현자가 만나거나 전해들었던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 역시 버거운 세상살이에 가슴앓이를 하고, 가족과 부대끼며, 친구를 그리워하고, 그리고 사랑을 찾는다. ‘제3부 숲으로 날아온 편지’는 마음속 고민을 담아 숲으로 편지를 띄운 이들의 사연이다. 현자의 답장은 그야말로 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해를 전해주는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상담전문가인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고통의 해법이 녹아들어 있는 부분이다. ‘에필로그-열두 그루의 나무들’은 숲 속의 나무 하나하나가 바로 삶에 지친 사람들이며, 또한 숲으로 걸어 들어온 사람들 역시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청정한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빛깔 고운 수채화로 그려진 숲과 사람과 생활의 모습들은, 이 책 속의 글들이 많은 사람들의 이러저러한 상처를 치유해주는 역할을 하도록 한껏 돕고 있다. 소설가의 필력과 상담전문가의 혜안으로 엮어낸 이 책으로 인해, 세상사에 치여 피곤하고 상처받은 독자들의 쓸쓸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기를, 이 책을 펴고 조용하고, 화사하고, 아름답고, 쓸쓸한 사계절의 숲 속으로 들어가자고 권유하는 저자의 속내가 푸근하기만 하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