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지난 90년의 조선일보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엮으면서 발견한 것은, 신문의 정도를 가장 충실히 걸어온 신문사가 독자들의 마음을 얻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엄혹한 일제하에서 탄압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족의 편에서 논설과 기사를 썼다가 당했던 수많은 압수와 정간의 상처들은 그대로 민족 언론의 훈장으로 빛납니다. 전쟁과 쿠데타와 혁명이 이어진 격변기에도 조선일보는 민족과 국가의 진로를 생각한 정론을 펼쳐왔다고 우리는 감히 자부합니다. 라디오 방송, 영화에서 비행기, 국제전화,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첨단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늘 1등이었다는 사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워 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조선일보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지금 조선일보는 ‘100주년’을 바라보며 ‘글로벌 종합미디어’로 새로운 도약을 향해 가고 있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독자의 신뢰와 사랑을 얻은 미디어만이 살아남는다’는 진리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90살의 특별한 생일에 지난 자취를 한 권에 엮는 뜻도 90년간 변함없는 조선일보의 바른 길을 돌아보려는 데 그 뜻이 있을 것입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