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어린이날을 맞아 석동 윤석중 선생님의 영역 동시집 <우리들은 자란다 (We are growing)>가 발간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주옥 같은 동시들 중에 35편을 모았고 영시 번역은 선생님의 장남이신 윤태원 님이 맡았습니다. 평생을 어린이 위해 살아온 삶이기에 21세기 첫 어린이날을 맞아 세계로 퍼질 영역 동시집을 펴내는 선생님의 마음은 어린이처럼 설레기만 합니다. 1911년, 한일병합 이듬해 5월에 태어나셨으니 올해로 아흔하나! 그 동안 어린이 위해 하신 일들, 다 헤아릴 수가 없고 열세 살 적부터 지으신 동요만도 천 편이 넘으니 선생님의 발자취는 한국 아동 문학의 살아 있는 역사나 다름 없다 하겠습니다. <어린이날 노래>를 비롯하여 <졸업식 노래>, <새 나라의 어린이>, <엄마 앞에서 짝짜궁>, <퐁당퐁당>, <옹달샘>, <고향 땅>, <낮에 나온 반달>, <기차길 옆>, <산바람 강바람>, <고추 먹고 맴맴>, <우산 셋이 나란히>, <봄 나들이>, <개나리 노란 꽃 그늘 아래>, <앞으로> 등 우리 나라 어린이 중에 선생님의 동요를 부르지 않고 자란 어린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동요를 부르며 자란 어제의 어린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었고, 오늘의 어린이들도 선생님의 동요를 부르며 자라나고, 내일의 어린이들도 선생님의 동요를 부르며 자랄 것이니 선생님의 노래는 한 나라 한 겨레의 영원한 선물이라 하겠습니다. 이제 그 노래들을 영어로도 옮겨 온 세상 어린이들에게까지 들려 주려 합니다. 세계 방방곡곡에 퍼져 사는 우리 어린이들, 해맑은 동심을 가꾸는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 말입니다. CD에는 우리말과 영어로 낭독한 35편의 동시들을 모두 담아 세계로 가는 우리 동시가 될 수 있게 엮었습니다
▶ 아름다운 보기
아흔한 살의 어린이, 윤석중 선생님은 오늘도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가 곱게 드러나는 동시를 지으며 날마다 창작에 몰두하고 계십니다. 지난해 아동문학가들이 마련한 석동 구순 잔치에서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아흔 살이 자랑이라고 하나 저는 수치스럽습니다. 구십 평생 글을 다뤘지만 이렇게 저렇게 어리숙하기만 합니다. 천 편이 넘는 동요가 자랑이 아니고 다 좋은 작품도 아니지만 그 동안 동요 하나만을 지어 왔습니다. 단 한편을 쓰더라도 이 담에 남고 이야기될 수 있는 작품을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석중 선생님의 올곧은 삶과 창작 활동은 호흡이 짧고 각박한 이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보기가 되어 줄 것이라 여겨집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