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역사인물소설의 범람 속에서도 그 문학적 성과가 두드러졌던 `매월당 김시습`은, 60년대 이후 구수한 토속어 구사로 독보적인 문체를 확보한 이문구 씨가 해박한 한학지식과 익숙한 구어체로 매월당의 삶과 문학을 담아낸 작품이다. 매월당의 기행을 과장하거나 현대적으로 표현하여 당시의 상황을 야담거리로 만들지 않고, 난세를 사는 한 지식인의 전형과 내면을 보여주고 있는 점에서 다른 역사소설과 차별화된다. 또한 소설의 갈피갈피에서 난세의 시대를 살아간 저항시인 매월당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한시를 통해 대변해 줌으로써 그 차별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작가는 매월당의 일생을 역사의 소용돌이가 빚은 희생적 비극의 일막이 아니라, 흐름의 본류에 뒤섞여 흐르기를 거부하고 독창적인 삶과 문학을 창출함으로써 역사의 또다른 흐름을 주도한 문학적 비판의식의 효시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롭고도 파격적인 의식과 주제와 방법을 제시한 문인으로서, 선구적 저항시인으로서, 자유로운 예술혼의 원형으로서 매월당의 격정적 삶을 엿볼 수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