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는 세계 명작 <키다리 아저씨>가 순정 만화 작가 차성진에 의해 만화로 출간되었다. 주인공 제루샤의 생활 편지로 구성된 서간체 소설 <키다리 아저씨>는 진 웹스터가 1912년 발표한 이래 세계의 수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영화와 만화 영화로도 만들어진 인기 명작이다. 키다리 아저씨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는 극적 구조와 함께, 주인공 제루샤의 낙천성이 주는 스토리의 유쾌함, 그리고 마지막에 보여지는 이야기의 반전이 이 작품의 주된 매력이다. 특히 주인공 제루샤가 갖는 캐릭터로서의 흡인력이 대단한데,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생활 편지를 통해 일상에서 작은 기쁨을 깨닫는 자세를 보여 주며 지쳤다가도 금새 용기를 되찾는 자세와 노력을 통해서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만화가 차성진은 이러한 원작자의 의도를 살려 제루샤를 낙천적이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소녀로 그려냈고, 유쾌하고 감성적인 편지글을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이 스토리로 펼쳐내어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의 힘에 의해 변화하는 인간상을 보여 주고자 했다. 또 스토리 전개에 있어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제루샤의 인간적인 성장과 더불어 저비스 씨에 대한 사랑으로 저비스 씨마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애틋한 감동과 더불어 흥미진진한 재미를 선사한다. 작품 속 주인공 제루샤가 문학도로 커나가면서 읽어내는 작품들에 대한 해석과 연극 <햄릿>에 대해 감상하는 부분도 별미다. 만화가 차성진은 밝고 명랑한 주인공 캐릭터에서 요즘 아이들이 배울 자세가 많다고 한다. 그리하여 반극화체의 순정풍 스토리 만화는 유쾌한 아동극을 보고 난 후의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키다리 아저씨>의 가장 큰 재미는 제루샤의 엉뚱한 상상력이 빚어내는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일방적인 대화글이다. 편지글과 만화적 연출이 고루 배합되어 제루샤의 그때그때 심정이 생생하게 전달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성숙해지는 그녀를 발견하는 것도 색다른 기쁨이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세상을 항상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제루샤가 자신의 노력으로 조금씩 더 많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냄으로써, 아이들이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을 찾아가는 지름길임을 깨닫도록 했다는 데 있다.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태도로 생활하고, 이웃을 따뜻하게 대할 줄 알면서도, 자신과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잃지 않는 제루샤의 태도는 경쟁의 논리에 사는 아이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이웃으로 자리할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