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적으로 발전 논리를 앞세우다 보면 늘 빠지지 않고 제기되는 것이 바로 윤리적인 문제이다. 이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를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과 다를 바 없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문제이다. 우리는 과학과 의학의 진보라는 명분 하에 얼마나 많은 비윤리적인 일들이 자행되어 왔는지, 이미 지난 역사를 통해 충분히 경험해왔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말, 논문조작이라는 희대의 사기극으로 온 나라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황우석 사태를 들 수 있다. 우리는 이 사태를 겪으면서 과연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를 판단하지 못한 채 황우석이라는 한 사람에게 경도되어 ‘결과를 위해서는 모든 목적과 수단은 무시되어도 좋다’라는 아주 위험한 가치관에 매몰되어 있었다. 더욱이 일부 사람들은 집단주의와 패권주의에 휘둘려 진실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막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교조주의적 사고로 인해 보편적인 규정과 윤리의 잣대를 무시한 채 단지 과학의 발전이라는 한 가지 가치에 빠지게 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아인슈타인을 위하여(An Audience for Einstein)』는 우리에게 발전의 이면에 감춰진 섬뜩한 진실을 파헤치면서 ‘과학과 의학의 진보가 우선인가, 생명윤리가 우선인가?’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다.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한 개인의 존재 자체마저 무시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어느 박사의 광기어린 집념과 하마터면 자신의 존재마저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 소박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은 한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이 들려주는 삶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 뉘우치게 되는 노교수. 이 세 사람이 엮어가는 이 소설은 우리에게 한 개인의 행복과 가치관의 의미를 넘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