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기업 경영의 최대 화두, 행복 경영 새해 벽두부터 여러 매체에서 ‘행복 경영’에 관한 기사를 많이 보도해 왔다. 특히 모 중앙일간지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고 그룹 토론을 벌인 결과를 분석한 「일터에서 행복 찾기」라는 기획 기사를 일주일간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을 때 회사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또 가정이 안정되고 화목할수록 업무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한 직장 생활의 제1조건은 월급과 보너스가 아니었다. 근래에 직원의 스트레스 해소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도 많이 늘어났다. 회사 규모에 따라 프로그램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직원이 보다 편하게 근무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 회사들은 직원의 행복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져 회사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HSBC, IBM,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세계적인 기업 70여 곳의 경영 컨설팅을 해온 스트래비티 그룹의 창립자이자 CEO인 리오르 아루시의 신간 『행복한 콜 센터』는 이러한 행복 경영의 의미와 원칙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경영 소설이다.
직원의 행복이 고객의 만족을 가져온다 어느 기업의 고객 콜 센터 책임자인 조지프는 낮은 실적과 열정 없는 직원들, 점점 늘어가는 고객의 불만으로 회사가 지옥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새로운 소프트웨어인 커스터머우노(CustomerUno)를 들여와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 하지만 조지프는 직원의 강한 반대와 무관심에 부딪히고 만다. 하루하루를 짜증으로 보내던 조지프는 우연히 신입사원 다이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그동안 무엇을 놓쳤는지 알게 된다. 이후 조지프는 시간이 날 때마다 다이앤과 대화를 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자신이 직원과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아 간다. 그런 조지프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직원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결국 콜 센터는 회사의 핵심 부서로 성장해 간다. 직원들의 친절한 답변과 빠른 불만 처리로 고객 만족도가 급상승했음은 물론이다. 콜 센터 직원과 고객을 변화시킨 것은 무엇일까? 신간은 그 비결이 ‘행복 경영의 8가지 원칙’에 있다고 말한다.
1. 고객을 배려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조지프는 직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소프트웨어인 커스터머우노를 도입한다. 그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기업들의 대다수가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광고 문구 때문이기도 하지만, 통화를 한 상담원에게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통화한 여성 상담원은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게 답변을 해줄 뿐만 아니라 조지프만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위로해 준다. 조지프는 그 상담원이 진심으로 자신을 도와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직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조지프가 도입한 소프트웨어는 아무런 호응도 얻지 못하고, 직원은 그 프로그램에 손도 대지 않는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나 시스템이 있어도 그 가치를 인정하고 높이는 것은 사람이다.
2. 자신이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고객을 대우하라 세상 모든 고객의 목표는 상담원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조지프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볼 것을 요청한다. 외식을 할 때, 쇼핑을 할 때, 회사에서 사무용품을 사용할 때 등 모든 사람은 매 순간 어느 회사의 고객이 된다. 사람들이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 하고 무성의한 서비스에 화를 내는 이유는 그만 한 돈을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을 이해하려면 자신이 고객의 입장에 처해 있었을 때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게 된다.
3. 문제 해결에 주인 의식을 가져라 직원이 고객에게 무성의하다면 이유는 하나다. 바로 책임 의식 부족 때문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나는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직원이 대신해 주기 때문에, 고객이 물건을 잘못 사용했기 때문에, 회사가 직원 대우를 엉망으로 하기 때문에, 중간 관리자들이 사원들 관리를 못하기 때문에, 경영진이 현장의 어려움을 모르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가 늘 가득 차 있다. 다른 사람들이 잘못한 일을 왜 내가 책임져야 하며, 회사가 혹은 직원이 나를 대접해 주지 않으니 내가 먼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문제는 점점 악화될 뿐이다.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는 데 사원과 팀장, 경영진과 CEO가 따로 있을 수 없다.
4. 고객 관계 관리는 회사 구성원 모두의 임무이다 직원이 하는 일과 CEO가 하는 일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기업의 모든 구성원들이 해야 할 일이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것은 직원이지만, 경영진이 직원의 고충을 해결해 주거나 제도를 개선해 주지 않고 직원 개개인의 노력만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5. 직원이 충성해야 고객이 충성한다 기업 입장에서 직원은 회사의 구성원인 동시에 고객이기도 하다. 직원만 만족시켜도 기업은 수십,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회사에 애정을 가지는 직원은 고객에게 자신의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를 진심으로 설명하게 된다. 그러면 기업 홍보 효과가 몇 배, 몇 십 배로 커진다. 단지 월급을 받기 위해 고객을 만나는 직원과, 회사에 대한 애정을 품은 직원이 고객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같을 수 없다. 직원이 회사를 사랑하면 고객 역시 자연스럽게 그 회사를 선호하게 된다.
6. 직원에게 문제 해결 권한을 부여하라 조지프는 직원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도 고객에게 항의를 들을 때 가장 의욕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고객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의무만 강요받는 직원이 고객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줄 수는 없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직원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권한을 주어야 직원이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고 책임감도 생긴다.
7. 직원과 고객의 의견을 배우려는 자세로 경청하라 ‘클레임은 고객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이 있다. 직원의 생각과 달리 고객은 대개 상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회사에서 아무리 성능 테스트를 한다고 해도 고객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할 수는 없다. 고객은 지불한 비용 이상의 것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결함과 단점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고객은 여간해서는 직접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다. 다음에는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속으로 생각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해당 제품에 대한 험담할 뿐이다. 직접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불만 사항을 이야기하고 시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고객이 없다면, 기업들은 원인도 모른 채 매출이 감소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불만을 표시하는 고객과 그 불만을 접수하는 직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성공할 수 없다.
8. 항상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라 훌륭한 서비스를 받고 싫어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고객이나 직원도 사람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좋아하다가도 이것이 반복되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따라서 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이 다음을 기대하게 해야 한다. 서비스라고 해서 거창한 무언가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을 주면 고객은 다시 찾아온다.
아직도 직원과 고객을 수치로만 판단하는가 많은 기업들은 합리적 경영이라는 명목 하에 직원이나 고객에 대한 평가 기준을 숫자나 도식화에서만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과 고객 모두 인격과 개성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한 계량화만으로는 완전하게 파악하고 대처하기 어렵다. 특히 고객은 브랜드 이미지와 광고 모델, 거리상 이점과 깨끗한 매장, 친절한 직원, 편리한 결제 시스템과 AS 등 제품과 관련된 모든 경험적 요소를 인식하며 제품을 구매하는 ‘감성적인’ 존재이다. 논리적 소프트웨어나 이론으로 구성된 무미건조한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의 단점은 보완된 필요가 있다. 그래서 고객 경험 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CEM)가 등장하였다. 결과가 아닌 과정과 실행에 중점을 두는 고객 만족 개념인 CEM은 제품 판매 이전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하여 고객과 끊임없이 상호작용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고객이 감동적인 경험을 갖도록 해준다. 이와 같이 CEM은 고객의 충성을 유발시켜 기업 가치를 더해 준다. 또한 CEM은 외부 고객과 접촉하는 직원의 역할에 주목하는 한편, 직원부터 자신의 직장에서 올바르고 행복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하지만 저자는 CEM이 CRM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CRM의 체계적인 분석과 객관화된 수치 역시 오늘날의 똑똑한 소비자들을 이해하는 데 분명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신간을 통해 CEM만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둘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그동안 CEM이나 CRM 관련서들이 대부분 경영 이론서였다면 신간은 짧은 소설 형식이라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으며 행복 경영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