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이 책을 보고 싶다고? 어…, 그러면 아주 대단한 각오를 해야 할 텐데……. 이 책은 서점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책이 아니라 국립 첩보 구조 수비대의 비밀 파일이거든.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그동안 정말 상상도 못했던 엄청난 일이 바로 눈앞에 펼쳐질 거야.
국립 첩보 구조 수비대 NERDS - 그런데 사실 우리끼리는 왕따 수비대라고 부르지요. 팀원들이 모두 왕따거든요. 잭슨 존스가 다니는 네이든 해일 초등학교 5학년 중 가장 끔찍한 5명이 바로 이 왕따 수비대의 멤버예요. 통통한 아프리카 출신 남자아이 덩컨 듀이, 쌕쌕 가쁜 숨소리를 내며 늘 흡입기를 달고 다니는 한국 아이인 마틸다 최, 윗니가 아랫니보다 엄청나게 튀어나와서 꼭 낙타같이 생긴 주근깨투성이의 히드클리프 하지스, 온갖 알레르기가 있는 루비 피트,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줄리오 에스칼라까지 정말 엄청나지요. 그런데 이 학교의 최고 인기 학생이었던 잭슨 존스는 교정기를 끼는 순간 바로 왕따가 되어 버리고, 게다가 왕따 수비대의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면서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사건에 휘말리고 말아요. 평범한 학생이었던 잭슨 존스, 아니 최고 인기인이자 왕따들을 괴롭히는 게 취미였다가 하루아침에 왕따가 된 잭슨 존스는 과연 왕따 수비대가 되어 세계의 평화를 무사히 지킬 수 있을까요?
이렇게 꽉 짜인 느낌의 책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NERDS는 내용 면에서도 재미와 교훈을 한꺼번에 양손에 잡고 있는, 그야말로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이슈가 되고 있는 지진과 해일, 지각 변동이 누군가의 음모와 계획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그런 세계적 문제를 막고 해결하는 것이 아주 평범해 보이는, 아니 오히려 찌질해 보이는 초등학교 왕따들이라는 내용 전개는 정말 놀라운 정도로 획기적이고 신선하다. 게다가 예민할 수 있는 왕따라는 문제를 훈계조가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인 어린이들이 스스로 읽고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난 어린이들이 이런 당당하고 멋진 왕따라면 오히려 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단순한 책이 아니라 ‘국립 첩보 구조 수비대의 비밀 파일’을 읽는 형식으로 만들어 긴장감도 넘치고 곳곳에 잔재미가 숨어 있어 꽤 많은 분량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집중력을 높여 준다. 편집자로서도, 이 책을 읽은 독자로서도 정말 2권이 기대가 되는 책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