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마당 - 옥갑에서 밤새 나눈 이야기 잠이 오지 않는 옥갑의 밤 오 역관 이야기 홍 역관 이야기 의리를 지킨 이야기 변승업 이야기 허생전 또 다른 인물들
독서논술 교육이 강화됨에 따라 각종 추천 도서 목록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 도서로 들어 있지요. ‘찾아 읽는 우리 옛이야기’ 시리즈는 고전을 단순히 현대어로 고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현대문학에서 볼 때 행간의 생략된 사건이나 인과 관계 등을 역량 있는 작가의 문장력으로 재구성하여 발간하는 시리즈입니다. 주제가 분명한 우리 고전을 필력 있는 중견 아동 문학가들이 기 판본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풍부한 문학적 감수성과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조선 후기의 유명한 학자 박지원(1737~1805)은 시대에 대한 관심과 비판 의식을 가지고 강한 호기심과 관찰력으로 자신의 글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특히 양반 사회의 위선과 무능을 꼬집고, 풍자를 통해 당시 조선사회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이 책은 그의 여러 작품 중 재미와 교훈과 풍자가 잘 어우러진 <양반전>, <호질>, <옥갑에서 밤새 나눈 이야기>를 고정욱 작가가 새롭게 엮은 것입니다. <양반전>은 현실을 무시하고 학문과 자기수양만으로 만족하려는 당시의 양반들을 비판함과 동시에, 선비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 돈만으로 양반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풍자한 작품입니다. <호질>은 호랑이의 입을 빌려 사람의 거짓된 모습을 꾸짖는 우화 형식의 작품입니다. 존경받는 선비 북곽 선생은 밤늦게 한 과부의 방에 들어갔다가 아이들에게 들켜 달아나지만, 호랑이를 만나 목숨을 구걸하는 신세가 됩니다. 호랑이는 유교사상을 들먹이며 북곽선생을 비롯, 거짓과 위선으로 비뚤어진 인간들을 호되게 꾸짖습니다. <옥갑에서 밤새 나눈 이야기>는 박지원이 중국에 다녀오면서 쓴《열하일기》중 제10권의 내용으로 ‘옥갑야화’로도 불립니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 특히 <허생전>은 비판적 지식인인 허생을 통해 양반의 허례허식과 무능, 현실적인 대응능력도 없이 명분만 앞세운 북벌정책을 비판하며 선비의 자아각성을 외칩니다. 박지원은 뛰어난 이야기꾼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눈과 진지한 문제의식을 가진 진정한 학자였습니다. 그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실제로 삶을 윤택하게 하자는 북학파의 사상을 역설하는 동시에 구태의연한 명분론에 사로잡힌 사대부의 무능을 풍자하고자 했습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