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계간): 5호(여름호)(2022) 목차]Cover Story 흙의 생태학임이랑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강호정 흙의 과학, 흙으로 막는 기후변화이아나 농사를 짓자 땅이 폭신해졌다이창표 미생물을 활용해 농사짓는 세계의 소농들 임경수 인공지능과 로봇이 농사를 대체할까남재작×이병한 기후와 유기농을 위한 정밀농업Climate & Culture나희덕 흙, 풍요와 휴식에서 인류세의 퇴적물로우석영 철학이 있는 서평 〉〉 연대하려 하지 마라 윤경희 작물기Ⅰ남상문 건축의 질문 〉〉 녹지생태도심? 고민이 시작됐다박지선 기후예술 현장 〉〉 공감불가능성의 가능성을 위한 여정권도연 포토 에세이 〉〉 이름 없는 북한산의 개들Climate & Life최정화 이 계절의 일기 〉〉 휴식을 팝니다김다은 기후위기 고민상담소 〉〉 축산업의 탄소배출량, 1.3퍼센트와 51퍼센트정주연×이소연 인터뷰 〉〉 잠들어 있는 옷을 위한 파티구정은 기후와 세계 〉〉 크루즈와 항공기 산업의 미래윤신영 친환경기술 대차대조표 〉〉 도시 건설에서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들Issue생명애 콜로퀴움 〉〉 제노사이드, 에코사이드는 하나의 현상 진희종×남종영 대담 〉〉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지정이 필요하다장윤석 녹색정치 이야기 〉〉 실종된 기후선거에서 녹색정치 발굴하기사이 활동가 에세이 〉〉 동물권 활동가는 왜 노가리 골목으로 갔는가
커버스토리 ‘흙의 생태학’은 두 가지 흐름으로 펼쳐졌다.첫째는 흙의 생명력과 가능성이다. 흙은 지표 부근에서 암석이 풍화되어 생성된 무기물에 생물체에서 유래한 유기물이 혼합된 물질이다. 현대의 토양미생물학은 지구의 살갗이라 불리는 흙의 조성과 기능을 밝혀냈으며 어떻게 하면 흙을 보존할 수 있을지, 왜 흙이 기후위기의 대안인지 알려준다. (강호정) 흙은 아스팔트 포장 아래 숨어 있더라도, 산업폐기물과 건설폐기물로 오염돼 있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릴 뿐 되살아나는 재생력을 지니고 있다. 도시의 좁은 실내에서도 햇빛과 물의 도움만으로 화분의 식물을 키우는 한 줌 흙의 생명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런 생명력은 흙을 만지는 이들에게 정신적 안정감과 힘을 북돋워준다.(임이랑) 둘째는 흙을 해치지 않는 농사, 고되지만 즐겁게 살 수 있는 농촌의 미래에 대한 구상이다. 생태농법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녹색혁명 이전으로 돌아가는 ‘오래된 미래’이다.(이아나) 흙의 힘을 믿고 미생물과 식물의 뿌리가 공생하는 자연의 원리를 따른다면 현대의 화학 농사에 못지않은 수확량을 얻을 수 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농업을 고리로 건설, 장치, 기계, 화학 산업을 유지하려는 목적보다는 흙을 살리고 땅의 힘을 키우는 유기농업을 육성하는 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이창표) 나아가 경작본능을 가진 이들, 은퇴자들, 젊은이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반농반X의 지역순환경제(임경수)와 ICT를 활용한 정밀농업(남재작)의 방법론이 제시된다. 식량을 자급자족하지는 못하더라도 농촌에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흙을 건강하게 지키고 도시까지도 생태적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지름길이다.‘흙의 생태학’으로부터 얻은 가르침은 역시 연결이다.흙 속에서 무수한 미생물과 식물의 뿌리가 촘촘히 연결되듯이 지상에 사는 우리 인간도 수많은 비인간존재와 연결돼 있다. 새 연재물 ‘철학이 있는 서평’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면서 두 존재 사이에 연대가 필요하다는 식의 인간중심적 사고가 갖는 허상을 짚는다.(우석영) 사람과 살다가 버려져 산으로 들어간 유기견들의 고독하고도 늠름한 모습을 담은 사진 ‘북한산’ 시리즈는 가축과 야생, 인위와 자연의 경계를 넘는다.(권도연) ‘생명애 콜로퀴움’은 조효제의 저서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명살상과 대규모 환경파괴는 생태계의 기본원리인 다양성의 말살이라는 측면에서 동일한 현상이라는 점을 짚었다. 또한 멸종 위기에 처한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지정 문제를 다루면서 비인간존재들과 공존하는 사회시스템에 대해 숙고해보았다.(진희종×남종영)이 같은 연결의 사고는 사회정책과 정치로 이어져야 한다. 서울 종로 세운상가 일대 을지로 재개발 계획과 그에 따른 노가리 골목의 철거는 도시계획의 관점에서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오랫동안 가꿔온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주민과 상인들의 입장에서나 반생태적이다. 도시를 고민하는 건축가의 관점(남상문), 철거당한 상인들과 연대하는 동물권 활동가의 관점(사이)에서 이 문제를 동시에 다룬 것은 의미심장하다. 2019년부터 청소년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급부상한 기후위기 운동은 기대와 달리 녹색정치로 이어지지 못했다. 6.1 지방선거에서 기후 후보들은 지방정부나 의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생태전환은 공약과 선거캠페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장윤석) 비록 가시적 성과는 없지만 그 씨앗이 싹트기를 흙의 마음으로 기다린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