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 있기 마련이다. 소년에게는 할아버지의 죽음이, 할아버지에게는 사과나무의 죽음이 그럴 것이다. 할아버지는 오래된 사과나무에게서 늙은 자신을 보기 때문에 더더욱 사과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며, 기나긴 겨울을 당당하게 보낼 수 있는 것도 언젠간 사과나무가 다시 꽃을 피울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사과나무는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한다. 길고 삭막한 겨울이 계속되자 할아버지는 희망을 잠시 접은 듯이 보인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혼자말을 중얼거리기도 하고 온 동네를 헤매기도 한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곧 소년과 함께 적극적인 방법으로 희망을 찾아낸다. 꽃을 피우지 않는 사과나무에게 종이꽃을 만들어 달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하얗게 피어난 진짜 꽃을 만나게 된다. 더불어 할아버지와 소년의 가슴 속에도 사과꽃처럼 새하얀 희망이 피어난다. 《내일은 꽃이 필 거야》는 늙음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겨울’에 대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인생의 봄’을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조금 어렵고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늙음과 죽음도 삶의 자연스러운 한 과정인 만큼 애써 꾸미거나 감추려고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임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 두려움에 짓눌려 오늘을 사는 기쁨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한 생명이 스러지면 또 다른 생명이 그 뒤를 이어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들이야말로 모든 죽어가는 사람들의 ‘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하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