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네 반은 학예회에서 ‘피터 래빗’ 연극을 하게 된다. 그 내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토미는 들뜬 나머지 가장 친한 친구 지니에게 주인공 피터 역을 꼭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토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떠들지 말라며 꾸중이다. 토미는 무대 위에 섰을 때의 흥분을 상상하느라 선생님 말씀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더구나 지난번 추수감사절 연극에서도 맡은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을 뿐더러, 무용 선생님은 토미가 무대 위에서 침착하다고 칭찬까지 해 주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친다. 이 때 선생님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며 토미를 또 꾸짖는다. 다음 날 배역을 정하는 시간, 선생님은 여전히 지니와 함께 귓속말을 하며 떠드는 토미를 보고, 그 벌로 한 마디의 대사도 없는 맙시 역을 준다. 꼭 하고 싶었던 피터 역을 맡지 못해 속상한 토미는 그 날 밤,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 방법을 고민하고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낸다. 그리고 연극을 하는 날이 되자 주인공 피터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덕분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되고 토미는 우쭐해하지만, 선생님과 엄마는 토미를 칭찬하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일 선생님과 친구에게 사과하라고 말한다. 다음 날 토미는 엄마가 시킨 대로 사과를 하지만, 무대 위에서 자신을 보고 즐거워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토미는 또 무대에 서고 싶을 뿐이다.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다! - 연예인 지망생 공화국의 카타르시스 최근 노동부 산하 중앙고용정보관리소가 서울 시내 남녀 중고생을 대상으로 희망 직업을 조사한 결과 연예인이 교사와 디자이너에 이어 3위에 올랐다는 통계가 있다. 이것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연예인을 어느 정도 선망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 연령대가 점점 낮아짐에 따라, ‘차이돌(chidol)’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연예인 지망생 공화국’이라는 꼬리표까지 만들어 냈다. 어른이나 아이 모두에게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은 내재되어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움직여 주기를 바란다. 그림책 『주인공이 되고 싶어』는 ‘피터 래빗’ 연극에서 주인공 ‘피터’ 역할을 맡고 싶어 하는 토미를 통해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려 내고 있다. 또한 ‘피터 래빗’ 연극 한 편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피터’를 비롯한 다른 역할들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이 세상에는 주인공보다 더 많은 엑스트라와 조연들이 있다는 사실을 저절로 깨우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엑스트라와 조연들이 그들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때 비로소 주인공도 빛을 보게 되는 것임을 일깨운다. 아이들은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토미의 행동을 좇을 때마다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며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상상으로만 끝냈을 법한 행동들을 대신 해 주는 토미를 통해 대리만족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도 느끼게 될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