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과연 인간일까, 짐승일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사회화 정도에 따라 인간으로서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을까? 최근 흥행에 성공한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실제 인물이다. 보통 사람들보다 사회성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나름대로 적응하며 어엿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논픽션 그림책 『와일드 보이』는 그 문제에 대해서 좀더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숲 속에서 짐승과도 다를 바 없이 살던 ‘야생 소년’은 누군가와 어울려 살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회성이 전혀 없다. 하지만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짐승으로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야생 소년’은 발견되자마자 언론과 사회의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단지 흥미로운 실험 대상 정도로 여겨질 뿐이다. 그런데 한 젊은 박사가 야생 소년을 포기하지 않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교육을 시도한다. 늘 혼자 살아 왔기에 최소한의 소통과 교감을 할 대상조차 없었던 소년에게 필요한 교육이라는 것은 다름 아닌 ‘사회화’의 과정이다. 소년은 사람도, 짐승도 아닌 상태로 외로움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야생에서 ‘혼자’ 살아 가다가, 인간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사회 속에 흡수되고, 외로움과 기쁨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즉, ‘사회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작가 모디캐이 저스타인은 『와일드 보이』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야성, 인간, 소통, 교감, 교육, 인간화, 사회화 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복잡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1800년 프랑스 남부의 숲 속에서 사냥꾼들은 야생으로 혼자 살고 있는 소년을 발견한다. 그 소년은 말 그대로 ‘야생(Wild)’이다. 함께 어울려 사는 법과 말하는 법을 그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소년은 사람이 무엇인지 모르며,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 어떤 것도 말할 줄 모른다. 많은 사람들과 과학자들에게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소년은 실험 대상이 되어 감정이 없는 짐승 같은 존재로 여기지게 된다. 야생 소년은 그렇게 잠깐의 흥밋거리가 되었다가 점차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지게 되고, 다시 혼자 버려지게 된다. 오직 이타르라는 젊은 박사만이 그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는다. 이타르 박사는 끝까지 야생 소년을 포기하지 않고, 집으로 데려가 모성애가 풍부한 가정부 구에링과 함께 돌보며 교육을 시킨다. 결국 이타르 박사의 무한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야생 소년 ‘빅토르’는 감정도 갖게 되고 약간의 학습도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그는 사람들 속에 어울려 살아가지만,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야성을 향한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에 빠져든다. 이 야생 소년 ‘빅토르’에 대한 이타르 박사의 애정 어린 연구 결과는 지금도 특수 교육에 활용되고 있으며, 중요한 유아교육 운동의 하나인 ‘몬테소리법’ 교육의 기초가 되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