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겨울까지 안녕 어른이 되면 빨리 컸으면 좋겠다 눈이 내리네 메리 크리스마스 내일 고슴도치의 꿈
“자연의 아이들”(전4권)은《창가의 토토》그림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일본의 세계적인 화가 이와사키 치히로가 생전에 남긴 그림들을 일본의 저명한 동화작가 다치하라 에리카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테마로 엮어 새로이 글을 써 넣어 펴낸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사계절을 테마로 한 이 4권의 그림책은 어린이책 시장에 계절에 대한 그림책이 이미 여러 권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돋보일 수 있는 이유를 몇 가지 지니고 있다. 1. 물 흐르는 듯 여리면서도 강인함이 엿보이는 이와사키 치히로만의 예술적인 그림 2. 그림의 격에 딱 맞는 맑고 따뜻한 글 3. 단순히 사계절의 모습을 나열하는 평면적인 글이 아니라 사계절 속에 담긴 아이들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처연한 모습과 각 계절의 정서가 완벽하게 녹아 있는 글로 그림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룸
국내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치히로의 그림 세계를 아는 사람들이 꽤 형성되어 있다. 거기에 프로메테우스 출판사에서《창가의 토토》와 치히로 아트북 시리즈를 출간함으로써 지금은 아주 두터운 팬 층이 만들어졌다. 치히로의 그림은 언뜻 보면 소녀적이고 팬시적인 감성을 담고 있어 이삼십 대의 여성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림을 자세히 거듭하여 들여다보면 단순히 소녀적인 감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리디 여린 그림 속에 치히로 자신의 평탄치 않지만 강인했던 인생처럼 어딘가 숭고하고 강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수묵화 기법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은 또렷한 외곽선과 원색의 그림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것과는 다른 그림 세계가 있음을 알려 줄 수 있을 것이고, 다치하라 에리카의 글은 그 글이 가지는 힘을 알아볼 수 있는 어른은 물론이고 아직 좋은 글에 대한 눈이 트이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거의 직관적인 감동을 안겨 줄 수 있을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