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 체류 노동자의 자녀가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똑같은 아이들이 피부색과 외모가 다르다고 당하는 괴로움이 어떤 건지, 한국을 왜 희망의 땅이라고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제 그리 어렵게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어디를 가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인들이 하기 힘들고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하면서 우리 나라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과 그들의 자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결코 따뜻하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무시하고 경멸하며, 왕따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그들을 따라 희망의 땅 한국에 와서 겪는 어린 아이들의 상처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현상이나, 아픔을 알려주는 차원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동화되고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꾸몄습니다. 바로 방글라데시 소녀 타니아를 통해서 말입니다. 타니아는 한국 어린이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소녀입니다. 한국에서 희망과 꿈을 찾고 한국에 오래 동안 있고 싶어하는 소녀입니다. 불법 체류자인 아버지 때문에 지금 당장은 한국을 떠나지만, 반드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의사의 꿈을 이루리라 다짐합니다. 이제 우리는 피부색이 다르고 외모가 다르다고 해서 사람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리석음은 버려야 합니다. 말 그대로 전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된 시대입니다. 잘살고 못사는 건 하나가 되고 친구가 되는데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난한 나라, 가진 것이 없는 나라의 어린이 친구라고 해서 그 친구 마음까지 가난한 것을 결코 아닙니다.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이 진정한 친구가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 책에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소녀 타니아는 아빠를 찾아 엄마와 함께 한국으로 오게 됩니다. 태어나서 처음 타보는 비행기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타니아가 4살 때 방글라데시를 떠나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빠를 공항에서 처음 만나던 날, 타니아는 한국에서 펼쳐질 새로운 생활에 가슴이 부풉니다. 잘사는 나라 한국에 도착한 타니아는 아빠가 사는 집 앞의 길고 어두운 골목길조차도 좋아하기로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모든 게 것이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동네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아도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주위만 맴돌게 됩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타니아는 또다른 이방인으로 떠돌게 됩니다. 타니아는 아빠 소개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봐주는 ‘샬롬의 집’ 이정호 신부님을 소개받게 됩니다. 신부님은 타니아를 처음 보자, ‘살라말리쿰! 타니아’라며 반갑게 맞아줍니다. 낯선 한국땅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배려해 방글라데시 말로 인사를 건네는 신부님. 타니아는 새로운 친구가 생길 것을 예감하며 마음이 기쁩니다. 신부님은 타니아를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 줍니다. 하늘을 날 것 같은 타니아는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그러나 학교 생활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수시로 타니아를 괴롭히고 놀렸습니다. 특히 윤재라는 친구는 ‘숯검댕이’니, ‘빵글라야’니 하면서 타니아를 왕따시킵니다. 타니아는 집으로 돌아와 피부가 벌겋게 되도록 박박 문지르며 자신의 외모를 한탄하다 엄마에게 사실을 털어 놓지만, 아픈 마음이 가시지는 않습니다. 타니아는 친구들의 놀림에 당당하게 맞서며, 너희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고 외칩니다. 타니아의 진심을 알게 된 친구들은 하나 두씩 마음을 열고 진정한 우정을 싹 틔웁니다. 타니아는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운동을 잘해 아이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습니다. 더구나 4학년이 되면서 학급반장까지 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행복도 잠시, 타니아의 엄마가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손을 다치게 됩니다. 또 설상가상으로 아빠가 바뀐 법 때문에 불법 체류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타니아는 절망하고 실망하게 됩니다. 더구나 아빠는 항상 타니아에게 조심하고, 고개를 숙이라고만 강요합니다. 하지만 신부님의 도움으로 많은 일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타니아 가족은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