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현대성 속에 인간다움은 어디에 있는가 제들마이어는 현대예술에 대한 몇몇 의문을 통해 올바른 논쟁의 길로 인도한다. ?째, 혼돈의 정신과 유미주의의 우세가 진정으로 현대세계 전반을 특징짓는지, 아니면 단지 현대세계의 초입단계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또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를 묻는다. 둘째, 혼돈의 정신과 유미주의의 우세에 부응하는 것이 과연 예술을 위해 유익한 것인지 질문한다. 셋째, 가장 분질적인 물음으로서 혼돈의 정신과 유미주의의 우세를 '인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미친 세상과의 전투, 현대예술을 옳았는가 20세기 초에 일어난 현대예술의 중심에는 혁명의 정신이 있다. 이 책에서 현대예술은 표현주의, 미래파, 다다이즘, 구성주의 같은 복잡한 계파를 모두 아울러 말한다. 발(H. Ball)의 선언을 빌리자면, 예술은 미친 세상과 전투를 벌였다. 여러 조류가 합해져 파괴력이 다이너마이트의 묶음과 같았다. 하나의 시대와 하나의 세계가 붕괴했고 모든 가치가 전도되었다. 폭발의 시대에 사람들은 모두 혁명에 대한 염원을 품었고, 현대예술은 시대와 함께 움직였다. 회화에서 의미가 배제되고 대사이 배격되는 대신 기하학, 색과 형태 그 자체로 세계가 구성되었다. 하지만 의미로부터의 해방은 의미의 혼란과 부재로 이어졌고, 예술이 자율성보다는 새로운 타율성이 빠져드는 결과를 낳았다. 이 타율성은 절대음악이나 기하학에 대한 종속에 기인한다. 종국에는 "인간 군더더기로부터"의 해방을 부르짖는 물신주의와 "새로움을 좇아가는 서글픈 중독"으로 물든 유미주의의 징후가 나타난다. 제들마이어는 순수성이라는 개념을 핵심 키워드로 여러 예술 분야에서 벌어진 혁명의 구체적인 현상들을 지적해냈지만, 동시에 이에 집착하면서 유사종교적인 창조의 환상에 젖어들었다는 것이다. 제들마이어는 초현실주의를 "의도적인 정신분열"과 "총체적인 쓰레기의 혼돈"으로, 표현주의를 "의도적인 순진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로운 우상의 창조, 예술이 신을 대신하다 의미로부터의 해방, 자율성의 추구, 순수성의 고집 등으로 크게 특징지어지는 현대예술의 동기는 더 큰 목표로 나아갔는데, 이는 다름아닌 신이 사라진 시대에 새로운 우상의 창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신앙은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숭배였다. 그리고 예술신앙의 병적인 증세를 좀더 자세히 따져보면 유미주의, 과학주의, 기술만능주의, 그리고 의도된 광기 등의 네 가지 중요한 요소에서 비롯된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