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계절-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거. 그걸 반드시 기억해야 할 거야. 어떤 죽음- 한 사내가 고개를 기묘하게 꺾은 채 쓰러져 있었다. 얼굴보다 먼저 낯익은 점퍼가 눈에 띄었다. 정우의 얼굴이 절망감으로 이지러졌다. 그녀를 위하여-그녀를 만나는 일은 그의 일생의 가장 큰 사건 중의 하나가 될 것이란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예전 제주와 서울, 두 번의 만남이 그러했던 것처럼…… 떠도는 영혼- 북소리가 점점 빨라지면서 수레즈 인들의 춤도 더욱 격렬해졌다. 쉬지 않고 쏟아내는 차차보의 주문도 점점 빠르고 커져갔다. 아프리카-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온몸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끝없이 끝없이 터져오르는 폭발의 신음소리는 마침내 정상에 오르고서야 끝이 났다. 이상한 섬- 버려지다시피 하여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작은 무인도에 불과한 섬이었지만 자귀도는 천혜의 자연 경관을 지닌 보석 같은 섬이었다. 꾼들의 나라- 지금까지 그가 알고 있던 당당함은 죽음 앞에서도 주죽 들지 않는 배짱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곧 양지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가지는 당당함이었다. 태양을 삼켜라-까마득히 펼쳐졌던 스산한 암석들이 온데간데없이 없어졌고 그 위로 푸른 잔디가 융단처럼 끝없이 깔려 있었다. 그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등장인물 정우 :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 삶의 이유가 되어버린 가슴 따뜻한 건달. 수현 : 잃어버린 영혼을 다시 찾기 위해 끝도 없이 밀려오는 불행을 극복하며 자신의 일과 사랑을 이루어가는 캐리어우먼. 태혁 : 타고난 부와 명예를 이용해 방탕한 세월을 살다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냉혈한으로 변신하는 재벌후계자. 선영 : 평생 한 남자만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지만 끝내 고백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소매치기.
줄거리 아름다운 섬 제주의 어린 해녀 미연의 몸을 빌어 나온 정우는 그가 잉태된 것이 그러하듯 살아갈 인생 또한 파란만장할 것임을 예고라도 하듯이 나오자마자 갓난아기인 채 고아원에 버려지고, 그곳에서 또다른 가족 선영과 강래, 세돌을 만나 유년기를 보냈다. 유년의 마지막 무렵 할례라도 치르듯 수현을 만나게 되는 정우. 이때로부터 정우는 수현과의 닿을 듯 끊어질 듯한 인연의 고리를 엮어 나간다. 바이올린을 켜는 수현은 그동안 방탕한 생활을 무료히 보내던 재벌후계자 태혁의 눈에 띄고, 고아원시절부터 정우만을 보아온 선영은 자신의 운명에 당당히 맞서면서 정우에게 다가가고, 태혁의 아버지 장회장의 부탁으로 태혁의 옆에 있게 되는 정우는 태혁을 대신해 감옥에 가면서 자신의 운명을 다시한번 시험하게 된다. 놀음에 미쳐 처자식을 버리고 끝내는 푼돈에 아들을 팔아버린 비정한 아버지를 향한 처절한 복수의 화신 잭슨 리, 두 개로 양분된 제주의 지하세계를 일통하려 했지만 부하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물러선 인간적인 두목 조치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 하는 불나방과 같은 비열한 욕망의 덩어리 장민호 회장, 그런 장민호 회장과 끈질긴 인연으로 엮이는 숙명의 라이벌 유강현 회장, 태혁을 사랑하지만 끝내 그의 마음을 잡지 못하고 돌아서야 하는 유강현 회장의 외동딸 유미란……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지만 목숨을 걸고 승부를 가리는 젊은 아웃사이더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싣고 욕망을 향해 달리는 種馬(종마)들의 쌍두마차는 더욱 그 말발굽소리를 높인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