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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 남자.
-나를 봐요.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봐줘요.

족쇄에 묶인 여자.
-어떻게 용서를 해? 미워할 거야. 저주할 거야. 영원히 지옥불에 타도록 정화수라도 떠놓고 빌 거야!

절망한 남자
-나는 당신을 작정하고 사랑했어?! 사촌의 여자, 거기다 사랑이고 뭐고 다 싫다는 여자 누구는 사랑하고 싶었겠느냔 말야. 어쩔 수가 없으니까. 내 마음이 내 것인데도 끊어낼 수가 없으니까!

남겨진 여자
-사랑이 아니어도 나 버리지 않을 거죠? 사랑 아니라도 버리지 마요.

[작가 후기]

제가 쓴 글이 세상에 나오는군요. 기분이 묘합니다. 기쁘면서도 부끄럽습니다.
학창시절 써본 독후감 이후, 처음 써본 글이 끝점입니다. 그래서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선택한 후,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답니다. 하하.
끝점은 연욱이 감정의 찌꺼기를 태워가는 과정의 기록입니다.
사람은 때때로 자신의 상처를 떨치기 위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방법을 택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의도했건 아니건 말이지요. 진석이 연욱에게, 연욱이 권욱에게 그런 것처럼요.
끝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그 고통은 얼마나 클까요? 짐작해 보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가족, 연인, 친구, 남겨진 사람의 고통 또한 그 못지않게 깊으리라 생각합니다.
진석처럼 죽음에 대한 유혹이 생길 때에는, 연욱처럼 깊이 상처받고 오래도록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곁에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 글을 읽고 그래 살자, 마음먹어 주신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은 없겠죠. 욕심인가요? 하하.
가족을 포함한 지인들 중, 아무도 제 소설이 출간된다는 걸 모릅니다. 사랑한다, 외쳐도 알 수 없겠죠. 그래서 한 번 외치겠습니다. 고맙고 사랑한다! (제가 원래 소심한 사람이라서 이렇게 몰래 말해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12월에, 배근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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