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이야기한 어느 성자의 이야기, 물라 나스루딘의 패러독스 직감우화 [바보생각]이 하남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물라 나스루딘의 우화는 기존의 우화집들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기존의 우화들이 권선징악적인 교훈을 핵심 모티브로 삼고 있는 반면, 물라 나스루딘의 우화는 그로테스크한 일면을 내재한 인간의 본능적 심리에 기초한다. 때문에 보복적인 주인공의 행동들도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물라 나스루딘, 그는 분명 바보였고, 천재였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한 사람이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행복해지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열심히 상기시킨 성자이기도 하다. 그가 거침없이 쏟아내는 독설이나 바보스런 행동이나 날카로운 질문들은 서로 상이하게 보이지만 공통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깬다’는 점이다. 그는 바보스런 행동을 통해 상대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맑은 정신에서 나오는 직관력이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욕심이 있는 사람에게 그러한 직관과 해학을 찾아볼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중동의 김삿갓이 나스루딘이었을 것이다. 물라 나스루딘의 행복론은 다분히 동양적이다. 왜냐하면 일상에서의 물질적인 욕심과 그릇된 앎에의 욕심을 버리는 것이 현명하게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끊임없이 갈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간순간의 상황에 가장 적절하게 대처하는 자연스러움의 미덕을 그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라 나스루딘은 지금도 학자들 사이에서 악동이냐 현자냐로 의견이 분분한 문제아로 남아 있다. 심지어 ‘안티나스루딘파’까지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어쨌든 이 모든 소요는 물라 나스루딘의 독설과 기행이 현재까지도 삶의 여러 문제들을 날카롭게 꿰뚫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스루딘은 당나귀 한 마리를 거느리고 우리 곁을 유유히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