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은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 벨라비스타 할아버지와 소년은 같은 연립 주택에서 삽니다. 소년은 우리의 아이들처럼 개구쟁이고, 할아버지는 혼자 사는 분답게 자신만의 생활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는 아니었지요. 소년과 친구들이 할아버지가 가꾸시는 텃밭 가에서 야구를 하다,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만 할아버지의 텃밭을 망쳐버립니다. 소년과 아이들은 이 사건을 금방 잊어버리지만 혼자 사는 할아버지에게는 큰 상처였지요. 다음 해 봄, 할아버지가 다시 텃밭을 가꾸실 거라고 소년은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소년이 할아버지를 찾아가 같이 텃밭을 가꿀 것을 제안합니다. 그 뒤로 소년과 할아버지는 텃밭을 가꾸면서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나눕니다. 소년은 할아버지로부터 텃밭을 일구는 법과 식물과 채소를 가꾸는 법, 토마토를 이용한 스파게티 소스 만드는 법, 꽃다발 만드는 법을 배웁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더 늙고 병이 든 할아버지는 돌봐줄 가족이 없기 때문에 요양소로 떠나게 됩니다. 이제부터 소년은 혼자서 텃밭을 가꾸어야만 합니다. 소년은 할아버지가 돌아오시는 날 자신이 만든 스파게티를 대접하겠다고 할아버지께 약속을 합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끝내 돌아오시지 못합니다. 어느 듯, 소년은 자라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올해도 딸과 함께 텃밭을 일구면서 열두 살 때의 여름에 있었던 벨라비스타 할아버지와의 일을 이야기합니다. 벨라비스타는 이태리 말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아름다운 삶’이라는 뜻이지요.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았을까요? 할아버지의 삶은 이름처럼 그렇게 아름다웠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책을 덮으면서 비로소 아름다운 삶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늙고 병이 들어 요양소에서 죽을 때까지 혼자 산 노인의 모습에서 쓸쓸한 황혼만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의 삶의 철학이 배어 있는 텃밭 가꾸기가 소년을 통해 그 딸에게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텃밭 가꾸기라는 것을 통해 세대를 뛰어 넘는 우정을 맺으니까요.
용서와 책임의 의미 소년은 할아버지의 텃밭을 친구들과의 장난으로 망친 뒤, 많은 번민을 합니다. 그렇기는 해도 소심한 소년이기에 그 후회와 사과의 말을 제대로 할아버지께 전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소년답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사건마저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렇지만 해가 바뀌고 봄이 되면서 소년은 지난여름의 그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가 텃밭을 가꾸리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마음과는 다릅니다. 결국 소년이 할아버지를 찾아가고, 그 뒤로 두 사람은 해마다 텃밭을 같이 가꿉니다. 소년은 할아버지에게서 텃밭을 가꾸기 위한 모든 것을 배우게 됩니다. 지은이는 책을 통해 잘못에 대한 용서는 진심어린 행동이나 사과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만약 소년이 벨라비스타 할아버지에게 사과하였을 때, 할아버지가 새로 텃밭을 가꾸는 것을 돕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졌을 겁니다. 그만큼 용서란 중요한 것이며, 어린이들에게 그 쓰임과 의미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