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인생으로 느끼는 원효봉 목숨의 용도를 깨우는 영취봉 회개하고 뉘우치는 백운봉 북능에서 하루에서 일생을 느끼는 백운봉 남능 목숨이 팔랑거리는 숨은벽능선 은밀하고 신비한 호랑이굴 코스 생명의 균형을 깨닫는 만경능선에서 세상밖을 흐르는 의상능선에서 산과 환경의 함수가 있는 보현봉에서
수천 번의 죽을 고비로 터득한 삼각산 저자가 직접 찍고 그린 120여 컷의 사진과 그림 서울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는 삼각산. 삼각산의 격 높은 기상에 매료되어 30년 등반 인생 중 13년을 삼각산의 바위능선을 1,200회도 더 오르내린 신용명 씨. 이 책은 올해 나이 오십줄에 들어선 저자가 13년의 삼각산 등반경험을 통해 직접 그리고 찍은 삼각산의 모습을 9년에 걸친 글쓰기로 압축해낸 결실이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펼쳐지는 봉우리와 능선, 바위 나무, 풀꽃 사진들은 삼각산의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젖어들게 한다. 사진과 어우러진 감상과 명상의 언어들은 삼각산의 기상과 이치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게 하고, 가슴으로 하는 산행을 체험하게 한다. 특히 비유의 리듬과 표현의 템포가 완전히 산을 타는 감이다. 거슬리는 글도 있고, 능선처럼 편안한 글도 있지만, 절벽처럼 이해하기 힘든 글에 풀꽃처럼 예쁜 글도 있다. 그것이 진정 살아 있는 산의 모습이 아닐까. 저자는 등반거리와 릿지(암벽능선)를 직접 자로 재어 수치를 표시하였고, 바위의 홀드 위치와 오르는 방법, 길 안내도 상세히 기록하였다. 부록으로 '삼각산 등반 코스와 길잡이' '등반 용어 해설'도 친절하게 덧붙였다.
북한산이 아니라 '삼각산' 북한산은 한산지역의 북쪽을 뜻하는 말로 일제 때 사용한 명칭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북한산의 본명은 삼각산이다. 우리 백성들은 오래전부터 삼각산이라 불렀다. 아직도 이 산의 옛 절들은 '삼각산 OO사'로 되어있지 '북한산'이라 쓴 곳은 한 곳도 없다. 백제 때부터 서울 일대를 '한산'이라 하고, 이 산은 부아악 또는 부아산(負兒山)으로 부르다가 고려 성종 12년에 산의 모습이 세 개의 뿔이 돋은 형상 같아서 삼각산으로 부르게 되어 990년을 불러왔다. 그러다가 198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자 일제 때 사용하던 '북한산'을 다시 부활시켜 공식화하였다. 일제 때 조선총독부는 '조선고적보고서'에서 북한산은 경성 북방에 있는 조선의 명산으로 삼각산이라 하고 또는 화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며 본명을 거론하면서도 '북한산'으로 썼다. 세 개의 바위 봉우리가 굽히지 않은 힘을 하늘로 치솟는 기상을 내뿜는 삼각산의 암시성을 지우려했던 일제의 의도가 숨어 있다. 이렇게 불리게 된 이름을 굳이 국립공원이 승계할 필요까지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국립공원이 지정되던 때에 국민의 저항을 바꾸려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진 않았을까,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북한산'이라는 의미는 한산 지역의 북쪽을 뜻하는 것이지 산 이름이 아니다. 북한산성 역시 한산의 북쪽에 있는 성이기에 북-한산성이 맞다. 그 아득한 옛날부터 선인들이 의미를 깨우쳐서 이름을 만들고 역사가 불러온 이름인데, 탁상공론으로 말 만들기를 하다가 순식간에 지명을 바꾸어버린 격이 되었다. 백운봉 역시 지금은 '백운대'라 부르는데, 이것도 잘못되었다. 원래 '대(臺)'라는 것은 멀리 볼 수 있게 사람이 만든 돈대(墩臺)로 평평한 산정을 '대'라고도 부르지만 그러나 어디에도 산군(山群)의 주봉우리를 '대'로 부르는 경우는 없다. 이 땅의 어느 산군에서 그 산의 으뜸이 되는 자연의 주산(主山)을 인공적인 '대'로 격하시킨 곳이 없는가? 삼각산은 도읍지를 품고, 나라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격 높은 종산(宗山)이며 백운봉은 그 시조(始祖) 산이다. 무지인지 의도인지 모르지만 수도를 지키는 삼각산이 철저히 그 격이 무시되고, 오류 투성이의 역사로 방치되어 있다.
삼각산의 지킴이 신용명 저자 신용명 씨는 산을 단순한 풍류감상으로만 오르지 않고 산에 작용되는 섭리가 곧 우리 ?을 이끄는 근원임을 탐구하고 그 깊이와 용도를 깨우쳤다. 30여 년을 그렇게 하다 보니 산의 구조와 작용을 볼 수 있게 되어, 산에도 사람처럼 품위와 관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풍수지리의 진의 를 알아 삼각산의 풍수지리, 역사고증, 인생의 통찰을 담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삼각산의 수많은 암벽과 능선을 오르내리며 죽음과 싸우고 감동에 떨면서 고도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글만이 살아 있는 글이라는 일념으로 생생한 등반 기록을 담았다. 사계절의 변화무쌍한 산의 모습, 지나는 길에 서 있던 소나무 한 그루, 무심코 밟고 지나간 풀 한 포기, 잠시 기대고 섰던 작은 바위 하나에 이르기까지 삼각산의 자연은 그에게 산을 인생으로 깨우치게 한 절실한 화두였고, 오묘한 진리였다. 42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예정된 운명처럼 글쓰기에 도전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