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별 하나가 바람과 풀꽃 아버지의 머리털 e메일 내가 가진 것 해가 지고 있네요 혼자 있을 때 행복한 일 꾸중 듣던 날 비 오는 날 엄마의 족집게 강마을에 가면 바람의 약속 다시 능내리에 와서 바보같이 별 하나가 꽃의 아침
제2부 고 작은 것이 봄을 기다리는 나무 나무에 내린 봄 봄바람과 철조망 봄이 오는 골목 작은 약속 들길에서 만난 민들레 고 작은 것이 내가 만나는 바다 꽃길을 걷다가 가을을 위하여 고추잠자리 가을 들길에서는 나무의 기도 겨울밤이 따뜻하다 삽살개 한 마리가 하늘로 나는 새
제3부 미안하다 색종이 숲은 매미소리 나무의 귀 돌멩이 하나가 아무 생각 없이 숲길에 가면 강물은 패랭이꽃 미안하다 꽃향기 이제야 조금 알겠구나 나무의 귓속말 보길도 눈 오는 날 버려진 돌멩이
초등학교 교사인 노원호 시인은 아이들의 말, 움직임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그 모두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기 때문이다. 시인의 눈에 포착되는 것은 말과 움직임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까지도 포함된다. 여자친구에게 좋아한다는 메일을 보내고 가슴 두근거리는 아이, 개미의 길을 막아버리고는 문득 개미가 길을 잃을까 걱정하며 미안해하는 아이, 전학간 친구를 그리워하는 아이. 요즘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시인의 눈에는 아름다운 시가 된다.
새로운 서정성으로 접근 노원호 동시는 소재와 주제에 있어 한층 성숙하다. 시의 서정성이 깊다. 삶의 무게가 실리낟. 아버지의 흰 머리털을 보며 아버지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겨울 나무에서 어머니의 희생적인 삶을 떠올린다. 지는 해를 보면서 황혼의 어머니를 연상한다. 아이들의 감성에만 기대지 않고, 보다 깊은 차원의 삶으로 동시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아이들의 시니까 밝고 예뻐야만 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서정성을 제시한 것이다.
자연에서 얻는 깨달음 동시의 흔한 소재가 자연이다. 나무, 풀꽃, 바람, 강····. 노원호 동시집에도 이 흔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시인은 단순히 소재주의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연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자연을 통해 삶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 깨달음은 어린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태도가 어떠하여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동심은 곧 시심 아동문학 작가들에게 아이들 일상은 곧 동화요, 시이다. 아이들의 작은 움직임도 노래가 되고 시가 된다. 노원호 시인은 아이들의 일상을 회화적으로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내면 심리를 꼼꼼하게 들여다본다. 따라서 노원호 시인의 시에서 아이들의 움직임은 곧 성장의 나이테처럼 마음에 무늬를 갖는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