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소녀 소피헨, 망각의 정원으로 들어가다! 집과 거리 심지어 사람들의 모습마저 모두 똑같은 도시 노름 시에서는 꿈꾸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노름 시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소녀 소피헨은 꿈을 꿀 줄 알고 자주 꿈꾸는 것을 즐긴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소피헨은 또다시 혼자만의 꿈나라에 빠져들면서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린다. 집과 거리의 모습이 모두 똑같기 때문에 집주소를 알아야만 집을 찾을 수 있지만 소피헨은 너무 당황하여 복잡하게 나열된 번지수를 잊어버린 것이다. 거리를 헤매던 소피헨은 이상한 현관문을 발견하고 망각의 정원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망각의 정원에 들어선 순간부터 소피헨에게는 이제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런 곳을 본 적 있나요? 신비로운 등장인물들이 상상의 축제를 벌이는 환상의 공간, 망각의 정원 미하엘 엔데가 창조해 낸 망각의 정원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깊고도 풍성한 상상력의 세계를 펼쳐 놓는다. 알록달록 세상의 모든 색을 다 가져다 놓은 듯 반짝이는 색모래 사막, 매순간마다 빛이 나면서 기이한 모습으로 자라는 식물들의 숲, 자신의 의지대로 모습을 바꾸는 집, 움직이는 현관문 등 환상적인 배경 속에서 몽유병에 걸린 어린 황제, 머리에서 꽃이 자라나는 꽃무늬 부인, 못생겼지만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는 울보 감자, 제멋대로인 광대 나비 등 개성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해 우리를 매혹시킨다. 망각의 정원에 펼쳐진 환상적인 묘사는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화풍을 끌어내는 화가 곽선영의 그림을 만나면서 우리의 상상을 더욱 자극한다. 생생한 색감 위에 환상적인 공간이 더욱 풍성하게 되살아난다.
우리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판타지 소피헨이 살고 있는 노름 시에서는 모든 것들이 똑같은 모습으로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다. 그래서 똑같은 모습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각자의 집에는 복잡하게 나열된 긴 번지수가,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모양의 집에서 살고,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고 같은 내용의 프로그램을 보는 곳이 노름 시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같아지게 되고 꿈을 꿀 줄 모르게 된 이유는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노름 시의 모습은 다소 과장되었지만 시간과 물질과 돈의 노예가 되어 바쁘게 살아가며 꿈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아닐까. 자신이 병에 걸린 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 틈에서 유일하게 꿈을 꾸는 소피헨은 자신 의 꿈처럼 망각의 정원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곳 은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색깔이 있는 곳이며, 서로 다른 존재들 이사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그러나 망각의 정원에는 이름이 없기 때 문에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예측 가능한 노름 시에 비하 면 망각의 정원은 뒤죽박죽으로 항상 공간이 변화하고 앞을 예측 할 수 없는, 기억이 없기 때문에 경험도 없는 곳이다.
‘나는 너를 잊지 않을 거야. 너에게는 이름이 있잖니. 누군가 이름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잊혀지지 않는단다.‘
망각의 정원에 살고 있는 꽃무늬 부인이 노름 시를 부러워하는 반면 소피헨은 망각의 정원을 더 마음에 들어한다. 질서는 있지만 모두 똑같은 모습에 꿈을 잃어버린 노름 시의 모습과, 변화하고 자유롭지만 예측할 수 없고 기억마저 없는 망각의 정원……. 서로 다른 두 곳을 넘나들며 독자들은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