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자기 증식하는 디자인(1960-60년대 중반) 2…공간개념의 새로운 광경(1960년대 중반-70년대) 3…지知의 최전선과 만나다(1970년대-80년대 말) 4…움직임, 그림과 문자의 정교한 교차(1970-현재) 5…일본의 바람·동양의 바람(1990년대) 6…아시아·도상과의 어울림, 기타(1972-현재)
⊙일본의 세계적인 그래픽디자이너 스기우라 고헤이는 2004년 10월 도쿄에서 공식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를 통해 그는 50여 년 동안 작업했던 그래픽 디자인의 일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 사람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이러한 대규모의 순회전을 갖는다는 것은 일본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스기우라가 만들어낸 자신만의 새로운 디자인 문법과 그의 확장을 통해 디자인사에 끼친 업적을 생각해본다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스다 쇼지의 말처럼 질풍신뢰처럼 지칠 줄 모르는 뜨겁고 강렬한 집중력으로 북디자인, 포스터, 음반 재킷, 다이어그램을 포함해 대단히 많은 작품을 남긴 것이다.
⊙스기우라는 아시아 도상 연구의 1인자로 그동안 아시아의 도상에 관한 수많은 전시기획과 저술활동을 해왔다. 울름조형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다 얻은 경험으로 아시아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으며 이때부터 필생의 업적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 도상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의 최근 저서인 ??우주를 두드리다??는 한국의 음악과 도상에 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업적과 명성에 비해 지금까지 한국 디자인계가 가지고 있었던 스기우라 고헤이에 대한 관심은 부분적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이제 드디어 한국 디자인은 스기우라 신화의 현장을 접하게 되었다. 특히 50여 년에 걸친 그의 잡지디자인을 통해 우리는 서구디자인과는 판이한 차원에 있는 아시아적 시각언어, 즉 노이즈를 다용하여 질서와 카오스를 오가고, 의표를 찌르는(허를 찌르는) 독창적인 디자인 수법 등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스케일의 세계를 만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