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한국과 일본은 왜 역사와 미래공유에 실패하는가 1. ‘근대화’의 하늘에 뜬 아시아의 두 샛별 2. 일본이 대국이 될 수 없는 이유 3. 일본주의 정치원형, 나카소네의 배반성 4. 이제, 아키히토 천황이 나서야 한다
제2부 1945년 이후 한국과 일본의 근대화 5. 기독교, 한국과 일본의 갈림길 6. 한국, 근대화혁명에 성공하다 7. 동양과 서양을 잇는 코리안 네트워크 8. 일본보다 앞서가는 한국식 세계화 9. 변하지 않는 한일관계
제3부 한국과 일본, 그리고 21세기의 중국문제군 10.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일본신화 11. 천황만이 고칠 수 있는 일본병 12. 한국과 일본의 미래
공멸만을 낳는 현상유지|에필로그 참고문헌 찾아보기
일본은 여전히 우리에게 머나먼 이웃이다. 더불어 월드컵도 치르고 문화적인 교류도 예전에 비해 왕성해지고 있지만 반복되고 있는 반목과 서로에 대한 몰이해로 두 나라는 여전히 가깝지만 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일의 문제는 이제 비단 두 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다.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면서 아시아에서도 국경을 넘나드는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고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하면서 아시아의 중심으로 부상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 한국과 일본은 세계 속의 아시아 발전을 위한 협력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요구에 앞서 두 나라 사이에는 감정의 골이 아직도 깊게 패어 있다는 현실 역시 불변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감정의 골을 어떻게 해소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과학기술처 장관, 서울시립대 총장, 동아일보 논설주간, 문화일보 회장 등을 역임하고 지금은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한국과학기술 기획평가원 이사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문회의의장 등을 맡고 있는 저자는 그동안 한일 양국의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현상의 고찰을 기반으로 양국의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이제 공동체로 나서야 한국과 일본은 근대의 도전에서 크게 실패하고 크게 성공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식민지, 전쟁, 분단의 역사적 상처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1945년 이후 독립한 140개 나라 중에서 선진국 수준의 정치, 경제, 문화적 성장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었다. 일본 역시 근대화에 가장 성공한 비서양선진국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비서양권에서의 근대화 성공 사례로 언제나 한국과 일본은 동일하게 평가받고 있으며 미래 지구촌 사회의 동력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당장 당면한 문제로는 중국의 근대화, 세계화로의 편입을 들 수 있다. 중국의 세계화, 근대화는 한국과 일본에 공동으로 도전을 주는 상황으로 볼 수 있고, 이 같은 공동의 도전은 한ㆍ일 공동의 가치공유, 미래공유, 공동체화의 지향을 피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맞서 한국과 일본은 근대화 과정에서 선취한 실패와 성공을 바탕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할 세계적 근대 대안 즉 초근대, 탈근대로의 대안을 창조해야한다. 더 이상 과거의 문제에 얽매여 감정적인 대립을 일삼는 것이 아닌 전지구적 차원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고 공유하고 발전지향적인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 천황의 결단이 급선무 그렇다면 이러한 공동체를 이루고, 발전지향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이러한 출발을 위해 선결해야 할 문제로 일본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일 양국의 미래 공유, 미래가능성은 일본의 성숙한 역사정리 없이는 출발할 수가 없으며, 국수주의, 폐쇄주의, 예외주의, 신비화로 나타나는 ‘일본주의’ ‘일본문제’ ‘일본중화주의’의 극복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다.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한일간에 파트너쉽, 공동의 협력의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백제황실과 일본 황실간의 우호적 교류와 도쿠가와 바쿠후(幕府)시절의 ‘일시적’ 평화관계는 있었으나 문화로서 한인과 일인의 파트너십, 국가로서 한국과 일본의 파트너십 동맹관계는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 경험이 없는 한일 양국이 공동체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새 역사 창조하는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한일간에 있는가. 그런 관계를 지금 상황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저자는 이러한 일을 가능케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이 천황의 결단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 안에서 양국의 관계를 평화적으로 변화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키히토 천황의 역사선언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결없이 이 상태로 한일관계가 고착되어 나간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가. 저자는 이런 상황이 된다면 양국 모두에게 공멸이 있을 뿐이라고 단언한다. 한ㆍ일관계의 실질적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시간의 손익계산서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적자를 초래할 것이고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제 3자, 제3국에게 그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극단적인 공멸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한국과 일본의 미래는 암담하다. 이러한 역사적 부채가 없는 미국, 중국, 아세안, 러시아, 아랍세계는 더욱더 미래를 향해 정진할 것이고, 공동체를 만들지 못한 한국과 일본은 점점 더 국제사회에서 그 입지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독자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공멸을 막고 나아가 공동의 집을 짓자는 제안이다. 중국의 중화주의, 일본의 중화주의를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로 제기되는 이 때 그 해결의 출발은 한국과 일본이 근대의 가치를 공유하고 근대의 경험을 숙성하는 것이라고 본 저자의 고민의 결과인 셈이다. 또한 이 책은 한국 독자와 일본 독자 모두를 위한 것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1945년 이후 한국의 근대화 전개의 특징, 특히 일본과 비교한 차이와 격차축소와 미래 가능성을 분석함으로써 대한민국 근대화혁명의 정체성과 정통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일본 독자들에겐 한국과 비교하고 세계와 비교한 일본근대화의 특이성, 차별성, 그리고 일본다운 역행성(逆行性)을 추적하여 보여주고자 했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은 19세기 말 이후 21세기 초 3세기에 이르는 불행한 한일관계와 이것과 궤적을 같이 하는 한국과 일본에서의 근대화 실적을 냉철히 정리하여 미래개척의 기초와 자산으로 거르기 위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 진정한 이웃이 되기를 소망하다 한국과 일본이 발전지향적인 미래를 공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양국이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의 식민지 형태도 아니고, 한 나라가 한 나라를 주도하는 형태도 아니다. 또한 이런 방안의 근거가 성장기를 같이 보낸 과거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 민주화, 근대경제성장과 복지라는 측면에서 아시아의 선두를 달리는 두 나라의 협력으로 이웃의 근대화를 이끌어야 할 사명과 도덕적 의무가 우선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주변국들에 역사적으로 빚진 자 된 일본이 역사적 사실에 대해 진솔하게 인정하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역사인식을 회복하기를 이 책은 촉구하고 있다. 또한 나아가 한국과 일본이 더불어 진정한 아시아의 이웃이 되고 서로 평화롭게 소통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만리장성과 히말라야까지 이웃으로 삼는 지구촌의 새길 찾기에 함께 나아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