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 2부. 나무가 소리 없이 자라듯이 3부. 아버지는 아들의 거울 4부. 하늘이 내려 준 밥 5부. 지금 사는 우리 세상은 6부. 아들에게 주는 편지
아름다운 목적이 없거든 공부하지 말아라 서정홍 시인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공부하는 까닭은 스스로 가난하게 살고 정직하게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요. 남보다 잘 먹고 잘 입고 편히 살기 위해서 공부해서는 안 된다고. 가난하게 살기 위한 아름다운 목적이 없거든 공부하지 말라고 합니다. 노동자가 되어 공장에서 일하거나, 남의 목숨 살려 주는 농부가 되는 것이 훨씬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난한 사람과 함께 밥을 나누어 먹고, 함께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그래야 ‘사람 냄새’ 맡으면서 ‘사람 노릇’ 하고 살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물질적 뒷받침을 못해 준다고 속상해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 키우는 일을 어찌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아이를 위한 마음과 정성이 있으면 누구보다도 근사한 아버지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서정홍 시인이 쓴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를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러 가 같이 계획을 세우고 모두가 보는 곳에 그것을 써서 걸어둡니다. / 여름휴가를 농촌 일손 돕기하러 다 같이 갑니다. / 손님이 온다고 미리 알려 같이 손님맞이를 해요. / 하루 30분 시간을 내서 화분 관리든, 바느질이든 아이와 함께 합니다. / 소풍 가는 날 어머니만이 아니라 아버지도 일어나서 함께 김밥을 싸 줍니다(그리고 그날 음식은 많이 해서 옆집 할머니도 드려요.) / 같이 지리산에 오릅니다. / 스승의 날에 담임선생님에게 편지를 씁니다. 아이도 가족 공동체의 엄연한 일원입니다. 아이도 분명히 아버지 어머니 못지않은 식구 한 사람입니다. 서정홍 시인의 집에서는 마음의 문을 열고 가족 회의를 자주 엽니다. 언제나 아이가 먼저 말하게 하고, 아이들 말을 끝까지 들어 줍니다. 가족 회의라고 하면서도 늘 노래도 하고, 동화나 시 읽고 느낀 점을 나누기도 하고, 신문에 실린 사건을 보고 이야기도 합니다. 손님맞이도 함께 하고, 슬픈 일이나 걱정되는 일도 함께 나눕니다. 집안 경조사도 꼭 함께 다닙니다. 아이를 과잉 보호하면서, 아이의 인격이 튼튼히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부모님들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홍윤표의 만화가 들어가 더욱 정겹습니다. 《천하무적 홍대리》에서 직장인들의 생활을 소박하고 따뜻한 만화로 담아내 많은 사랑을 받았던 홍윤표의 만화가 삽화로 들어가 더욱 정겨운 느낌의 책이 되었습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