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조들이 즐겼던 마당공연을 그대로 재현, 극의 재미와 흥미를 한껏 돋운 현대판 양주별산대놀이! 초·중·고 교과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양주별산대놀이』. 200여 년 전 사월 초파일, 단오, 추석 등 크고 작은 명절과 기우제에 연희된 이 놀이는 서울, 경기 지방에서 즐겼던 산대도감극의 한 갈래로, 덕담과 익살이 어우러진 신명 그 자체다. 그러나 한자어, 고어, 한시구가 가득한 대본을 보는 순간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이번에 출간된 현암사판 『양주별산대놀이』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풀었다. 전문가만 읽었던 탈춤 대본을 대중의 것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이 책은 구수한 입말을 그대로 살린 대본, 공연 장면을 생생하게 포착한 90컷의 다채로운 사진 등으로 한 편의 탈춤 공연을 감상하듯 각 과장의 내용을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신명 나게 탈춤을 익힐 수 있다.
탈춤 전도사 전경욱의 꼼꼼한 내용 분석, 신중한 판본 선정! 양주별산대놀이는 1930년 처음 대본이 채록된 이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현지 조사가 이루어져왔다. 1930년 3월 17일 경성제국대학 조선문학연구실에서 다카하시 도루 교수의 지도 아래 작성된 대본으로 조종순이 구술하고 김지연이 채록한 대본, 20세기 초반 양주별산대놀이의 모습을 전해 주는 대본, 임석재 선생이 채록한 대본, 양주의 연희자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대본을 그곳 홍갑표가 조동일 교수에게 전한 대본 등 다양하다. 이 책에서는 1930년에 채록된 『산대도감극각본』을 중심으로 하되, 이 대본에서 내용이 간단한 부분은 1957년본과 현재의 연희로 보완하여 연극적인 볼거리를 충분히 살렸다. 또한 현대어로 쉽게 풀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공연할 때 쓰는 말을 그대로 실었다.
사실적이며 인간적인 모습의 탈, 등장인물의 화려한 복식, 부드럽고 섬세한 춤사위로 배우는 시대상! 책장을 펼치면 들어오는 ‘등장인물의 구경하기’. 독자들은 대본을 읽기 전 각 과장의 등장인물을 먼저 익힌다. 상좌, 옴중, 먹중, 연잎과 눈끔쩍이, 완보, 말뚝이, 왜장녀, 애사당, 신장수, 원숭이, 노장, 소무, 취발이, 마당, 신할아버지, 미얄할미, 포도부장, 샌님 등 등장인물의 성격을 나타내는 대사를 넣어서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다. 특히 1인 2역을 하는 인물은 몇 과장에서 등장하고 어떤 옷을 입고 나오는지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또한 고깔, 쾌자, 도포, 행전, 장삼, 제금, 관, 꽹과리, 색동저고리, 투전 등에는 생활상과 문화를 알 수 있는 설명을 곁들였다.
상좌춤에서 신할아비와 미얄할미놀이까지 총13과장의 내용을 모두 수록! 제1과장 상좌춤: 종교 의식으로 상좌 둘이 나와서 사방에 절하고 춤춘다. 수도를 쌓던 상좌는 타락하여 세속적인 놀이판에 참여하면서 타령조의 깨끼춤을 춘다. 제2과장 옴중과 상좌: 상좌가 옴중과 대결하여 온갖 세속적인 작태를 연출한다. 행상으로 전락한 옴중이 쓴 탈에는 전염성이 있는 옴이 잔뜩 올라 있어 보기만 해도 징그럽고 추하다. 상좌에게 한참 몰리던 옴중은 결국 상좌를 내쫓고 신명 나게 춤을 춘다. 제3과장 옴중과 먹중: 석삼년이나 굶은 먹중이 등장한다. 옴중은 자신의 지체를 자랑하지만 먹중에게 번번이 만신만 당한다. 먹중은 옴중을 계속 놀려 대다 결국 놀이판에서 몰아낸다. 제4과장 연잎과 눈끔쩍이: 연잎과 눈끔쩍이가 등장하여 타락한 중인 상좌, 옴중, 먹중을 벌한다. 이들은 고결한 존재로, 상좌, 옴중, 먹중 같은 파계승들을 쫓아 버린다. 제5과장 염불놀이: 먹중들이 비정상적인 염불을 한다. 아미타불에 대한 기원을 “나무할미타불, 나무에미타불”이라 해 염불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이어서 백구타령, 가사, 노랫가락 등 세속적인 노래를 불러 댄다. 먹중들은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망각하고, 놀이판에 어울려 신나게 논다. 제6과장 침놀이: 먹중이 아들, 손자, 증손자를 데리고 산대놀이를 구경한다. 이들이 체하자 의원을 불러 침을 맞힌다. 제7과장 애사당법고놀이: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먹중들은, 행상 행세를 벌이고, 땜장이 흉내도 낸다. 왜장녀가 애사당을 데리고 나와 뚜쟁이 짓을 한다. 흥정 금액이 많지 않자 애사당은 왜장녀를 때리기도 한다. 먹중과 합의한 후, 애사당은 그의 등에 업혀 놀이판을 벌인다. 제8과장 파계승놀이: 소무에게 첫눈에 반한 노장은 육환장을 집어던지고 접근하지만 번번이 거절당한다. 노장은 도박판으로 뛰어들어 돈을 따고 소무 두 명은 돈을 움켜쥔 노장을 받아들인다. 제9과장 신장수놀이: 노장이 소무들의 신발을 외상으로 산다. 신장수는 원숭이에게 신 값을 받아 오는 대신 소무 한 명을 빼 오라고 하지만 원숭이는 소무를 성적으로 희롱한 뒤 그냥 오고, 신장수는 원숭이와 실랑이를 벌인다. 제10과장 취발이놀이: 취발이가 등장해 소무를 빼앗으려고 한다. 노장은 옷을 벗어던지고 결사적으로 대항하지만 결국 노장은 젊고 힘 있는 취발이를 패하고 소무 한 명을 빼앗긴다. 노장은 남은 소무와 함께 도망친다. 제11과장 의막사령놀이: 쇠뚝이가 양반이 거처할 의막을 정하는 역할을 하면서 의막사령이 되고 샌님과 서방님과 도령님, 말뚝이를 대동하여 등장한다. 말뚝이의 친구인 쇠뚝이는 명령을 받고 돼지우리를 임시 거처로 정한다. 양반들은 돼지 새끼로 야유 받고, 언청이나 코와 입이 비뚤어져 있는 모습으로 풍자된다. 제12과장 포도부장놀이: 샌님의 첩인 소무를 두고 샌님과 포도부장이 서로 다툰다. 샌님은 늙고 힘없고 무능한 존재로, 젊고 힘 있는 포도부장은 소무를 빼앗긴다. 제13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놀이: 신할아비와 미얄할미가 놀이판에 왔다가 미얄할미가 죽게 된다. 일찍이 집을 떠났던 남매인 도끼와 도끼누이가 모여들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다.
다채롭고 생생한 공연 현장 사진 90컷. 어린이,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양주별산대놀이 해설 수록!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90여 컷의 사진을 넣어 사진만으로도 양주별산대놀이 각 과장별 내용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교과서에서 볼 수 없었던 등장인물의 옷, 소품, 탈, 춤사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탈춤 공연을 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춤을 추는 옴중, 상좌가 옴중에게서 막대기를 빼앗으며 놀리는 장면, 상좌가 옴중을 놀리면서 제금을 치는 장면, 먹중과 옴중이 티격태격하며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하늘을 쳐다보는 연잎, 땅을 쳐다보는 눈끔쩍이, 춤을 추고 노래하며 즐겁게 놀고 있는 먹중들, 먹중의 손자가 병이 나서 쓰러지자 지켜보는 먹중, 애사당을 데려오는 가격을 흥정하는 말뚝이와 왜장녀, 말뚝이에게서 돈을 받고 좋아하는 왜장녀, 소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단장하는 노장, 원숭이에게 신 값을 받아 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는 신장수, 소무를 차지하기 위해 춤 대결을 벌이는 취발이와 노장, 노장을 때려서 쫓아내는 취발이 등 다채로운 공연 사진이 책을 읽는 맛을 더한다. 특히 각 과장별 내용 뒤에 수록한 작품 해설은 작은 문학관으로 보는 듯하다. 어린이,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알짜배기 내용만 실어 학교 현장에서 부교재로 사용할 수도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