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 마을에 함께 사는 두 친구, 뚜벅이와 첨벙이는 좋아하는 것이 반대. 뚜벅이는 뚜벅뚜벅 여행을 좋아하고, 첨벙이는 고인 물처럼 자기가 사는 동네인 도요새 마을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날, 뚜벅이는 이제껏 해 본 여행 중에 가장 긴 여행을 떠나며 첨벙이에게 함께 가자고 하지만 첨벙이는 집에 남아 있겠다고 한다. 뚜벅이는 아프리카의 케냐, 이집트와 태평양의 솔로몬제도, 인도, 알프스, 스페인, 남극, 프랑스, 이탈리아를 돌아다니며 첨벙이에게 엽서를 쓴다. 그곳의 정취를 듬뿍 담아서. 한편 첨벙이는 나름대로 동네 모험을 즐긴다. 스케이트 타기, 핫케이크 만들기, 진흙 목욕, 생일잔치, 다이빙 등을. 어느 새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12월이 되자 두 친구는 서로를 그리워하게 된다. 12월은 축하의 달, 돌아온 뚜벅이와 함께 있는 첨벙이는 내리는 눈을 보며 행복하게 잠자리에 든다.
12월은 멀리 떠났던 친구가 돌아오는 따뜻한 달 겨울 중 겨울인 12월이지만 크리스마스나 연말이 되면 멀리 있던 가족이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기에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달이다. 『뚜벅이와 첨벙이』는 한 해의 끝인 12월에 멀리 여행 갔던 친구와 그 친구를 기다리던 친구의 만남을 따스하게 그려내고 있다. 뚜벅이가 여행을 떠난 직후 첨벙이가 맞는 1월의 눈은 서늘하지만 돌아온 뚜벅이와 첨벙이가 함께 맞는 12월의 눈은 노란 불빛에 비쳐 축하의 달 분위기가 물씬 난다. 뚜벅이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그곳의 정취를 가득 담아 청벙이에게 엽서를 보낸다. 프랑스는 사랑과 예술, 이집트는 낙타, 남극은 펭귄, 인도는 신비의 나라. 그 나라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물론,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 나라의 풍경, 겪은 이야기,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아이의 시각에서 간결하고 진실하게 드러나 있다. 첨벙이 또한 동네에서 다양한 놀 거리를 즐긴다. 1월부터 12월까지, 마치 일기장을 보듯 동네 곳돗에서의 경험이 묻어난다. 각기 다른 공간에 있지만 독자들은 둘의 모험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모험을 즐기던 뚜벅이는 11월 어느 날 날씨가 선선해지자 ‘이제 집에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첨벙이는 그 소식을 듣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꽃을 꽂고 양치질도 하며 친구를 기다린다. 12월에는 양쪽 페이지의 그림이 합쳐지며 눈 내리는 창문 안으로 즐거운 모습의 뚜벅이와 첨벙이가 보인다. 그리고 노란 불빛이 환한 방에 나란히 누운 두 친구는 포근한 분위기에 행복해 한다. 친구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늘 같이 있고, 어떤 즐거움보다 함께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12월은 바로 그런 친구를 만나는 달, 책을 다 읽고 다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보듯 한 해를 조용히 돌아보는 달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