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골의 어느 맑은 밤, 하늘 가득 눈이 아프도록 펼쳐진 별들을 바라보노라면, 온몸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아득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짧은 글 속에 풍부한 이미지를 담아내는 작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시와, 간결하고도 섬세한 그림으로 깊은 의미를 표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성표의 그림이 만났다. 글과 그림 모두 절제의 아름다움과 시적이고 그윽한 느낌이 있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오랜 시간 눈길을 잡아 두는 책이다. 글이 간결하고 리드미컬하여, 만 2세 정도의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에 적당하다. 또한 세련되고 감각적인 시어는 좀 더 자란 아이들이 감상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일러스트레이터 이성표 특유의 시각 어법을 살려,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던 별에 대한 이미지를 책 한가득 펼쳐 보였다. 시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공간의 형태 변화와 역전의 기법을 통해 독특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 내었다. 현재 캐나다 로키산맥 아래 거주하는 작가가 자연에서 얻은 풍부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표현한 그림들이다.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시와 국내작가 조은희의 일러스트로 출간된 《벌레가 좋아》에 이어, 같은 작가가 쓴 시 〈I Like Stars〉로 만든 그림책이다.
작가 이성표의 그림 이야기 몇 년 전 여름,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에 누워 밤하늘을 보던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때 이후로 그렇게 많은 별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이 책을 시작할 때 내 마음에는 그 별들이 있었다. ‘파란 별’은 아마 바닷가에서 본 별이 아닐까? 그럼 ‘초록 별’은 숲에서 본 별이겠네. 숲 속 얕은 시냇물 속에 누워 별을 본 적이 있다던 친구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그 별들은 무슨 색이었을까? 지금 머물고 있는 여기 캐나다 자스퍼의 하늘에도 별이 많다. 《별이 좋아》의 작업이 한창 탄력을 받던 어느 날, 별을 보러 나갔다. 드러눕듯 차에 기대어 실컷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것은 호수였다. 큰 바다였다. 아무리 헤아려도 끝이 없는 별의 바다. 너무 깊어서 자칫 그리로 빨려 들어갈 듯 두려웠다. 차에 기대고 있는 몸이 기우뚱 하늘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나는 그날 밤을 잊을 수 없다. 별이 하늘에 얼마나 많은지 알고 그림을 시작했음에도, 돌아와 그림들을 들여다보니 다 가짜 하늘 같았다. 다시 작업을 하면서 가능한 한 자주 밤에 나갔다. 도서관에서 별자리 책들을 빌려왔다. 망원경을 통해 보인, 눈이 닿지 못하는 깊은 하늘의 별들을 보니 조금 속이 풀렸다. 《별이 좋아》는 자그마한 사각의 별 하늘이 지구에 와서 나무가 되고, 구름이 되고, 바다가 되는 그림 이야기이다. “나는 별이 좋아.”라고 말할 때, 별은 이미 우리의 산에 내려와 있다. 별은 사랑하는 아이의 눈에 들어와 우리를 아이의 우주 속으로 끌어들인다. 밤하늘 앞에 서면, 몸이 둥실 떠오를 것이다. 둥둥 떠오른 우리들. 별은 바로 우리들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