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에 등장하는 생물의 이름을 고증하고 해설한 ‘생물백과사전’ [모시명물도설]은 청나라 학자인 서정(徐鼎)이 1771년에 저술한 책으로, 중국의 고전(古典)인 [시경] 속 305편에 등장하는 풀, 나무, 새, 짐승, 벌레, 물고기에 대한 명칭, 습성, 생김새, 효능 및 물명에 얽힌 이야기 등을 소개하는 이른바 ‘생물백과사전’이다. [시경]은 기원전 11세기 서주(西周) 초기부터 기원전 6세기 동주(東周) 중기까지 약 5백년간의 중국 북방 지역 운문(韻文)을 모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 중 하나이며, 인류 생활상의 흔적을 고이 간직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시경]의 유가 경전으로의 가치를 논외로 하더라도 [시경]에 담긴 305편의 주옥같은 시들이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일찍이 공자도 [논어]에서 [시경]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하였다. 예컨대 "계씨(季氏)" 편에서는 아들 백어(伯魚)에게 [시경]을 배웠느냐고 물으면서 “사람이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하였고, "양화(陽貨)" 편에서도 [시경]의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배웠느냐고 물으면서 “사람이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마주보고 서있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특히 제자들에게 [시경]을 읽으면 “조수초목(鳥獸草木)의 물명(物名)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다”고 하였는데, 예로부터 매지고전강독회 역시 이를 간과하지 않고 [시경]에 등장하는 다양한 생물의 정체성에 관심을 갖고 그 생물의 정체성을 규명하고자 고증학(考證學)에 입각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특히 [시경]은 오래 전부터 우리 시가문학에 풍부한 영감을 불어넣어 왔다. [시경]의 활용은 주로 인용의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우리 가사나 한시 갈래 등에 [시경]이 인용된 예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따라서 [시경]이 인용된 우리 문학작품의 올바른 독법과 해석을 위해 [시경] 문구나 명칭에 대한 의미 파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모시명물도설]은 중국의 [시경]을 해설하는 저작에 그치지 않고, 우리 고전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도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모시명물도설]은 [시경]의 해당 시 원문과 번역을 함께 수록하였다. [시경]에 등장하는 동식물을 새, 짐승, 벌레, 물고기, 풀 상?하, 나무 상?하 9가지로 분류하여 [시경]의 각 장에 등장하는 생물의 물명과 그 생물이 지칭하는 다른 이름부터, 그 생김새와 습성을 그림과 함께 묘사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 쓰임새와 잘못된 명칭이나 분류도 바로잡고 있다. 특히 각 항목마다 수록한 삽화는 독자의 이해를 돕고, 책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육기(陸機)의 [모시초목조수충어소(毛詩草木鳥獸蟲魚疏)], 장화(張華)의 [박물지(博物志)],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과 [이아(爾雅)], 채원도의 [명물해(名物解)], 곽박(郭璞)의 [이아주(爾雅注)], 양웅(揚雄)의 [방언(方言)], 라원(羅願)의 [이아익(爾雅瀷)], 육전(陸佃)의 [비아(?雅)], 주희(朱熹)의 [시전(詩傳)] 및 [금경(禽經)], [광아(廣雅)], [설문해자(說文解字)], [회남자(淮南子)], [산해경(山海經)] 등 다양한 문헌을 인용하고 검토하여 설명을 붙였다. [모시명물도설]은 총 9권으로, 1권은 새(鳥)를 테마로 ‘저구(징경이)’를 비롯해 38종, 2권은 짐승(獸)으로 ‘마(말)’를 비롯해 29종, 3권은 벌레(蟲)로 ‘종사(여치)’를 포함해 27종, 4권은 물고기(魚)로 ‘방(방어)’을 비롯해 19종, 5권은 풀(草) 상권인데 ‘행(노랑어리연꽃)’을 시작으로 36종, 6권은 풀(草) 중권으로 ‘연(연꽃)’을 포함한 31종, 7권은 풀(草) 하권으로 ‘평(쑥)’을 비롯해 21종, 8권은 나무(木) 상권인데 ‘도(복숭아나무)’를 시작으로 28종, 9권은 나무(木) 하권으로 ‘양(버드나무)’을 포함해 26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