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축기]는 작가 안수길이 일제의 탄압이 비교적 덜했던 1940년대의 만주에서 활동할 때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자연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다.
[목축기]의 주인공 찬호는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자연으로 돌아온 전직교사이다. 그는 동물적 본능을 억압하고 영적 세련을 갖추었다는 인간의 심성보다는 ‘저희를 생각해 주는 줄 알고 저희를 위하여 애쓰는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줄 아는’ 돼지의 심성에 더욱더 마음이 끌리는 순박한 인물이다. 그의 교사직 실패는 그 자신이 너무나 순박했기 때문이다. 다른 교사들은 거의가 다 삼일운동을 전후하여 만주로 망명해온 지사志士들이었기 때문에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조리 있고 감격적인 말솜씨를 가진 웅변가들이었다. 그러나 찬호에게는 말솜씨가 없었다. 그리고 일제와 싸운 혁혁한 공로도 없는, 단지 평범한 농업실습교사였던 것이다. 그는 항상 그 자신이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은 망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마침내 그는 교사직을 미련 없이 던지고 와우산 기슭에 터를 잡아 목장을 경영하게 된다. 인간에 대한 깊은 불신이 동물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라는 새로운 가치관을 세운 것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