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건강이상치료 Ⅰ.건강심리 Ⅱ.이상심리 Ⅲ.심리치료 chapter2 마음의 이해 Ⅰ.정신질환에 대한 깨달음의 변천사 Ⅱ.정신현상의 생물학적 기초 Ⅲ.인간 행동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요소－학습(learning) Ⅳ.행동주의에 날개를 달아준 개념－인지(Cognition) Ⅴ.폭력 피해자의 정신적 후유증－우울증 Ⅵ.폭력과 관련이 높은 정신과 질환들 chapter3 공격성과 폭력 Ⅰ.공격성(aggression) Ⅱ.집단 괴롭힘 Ⅲ.학교 폭력 Ⅳ.가해자－피해자의 상호작용-집단 역동의 관점에서 본 고찰 Ⅴ.가정폭력(Domestic Violence, DV) Ⅵ.사이버폭력 Ⅶ.성폭력 chapter4 청소년정신의학 Ⅰ.서론?118 Ⅱ.청소년기의 발달상(developmental Phases of Adolescence) Ⅲ.청소년기의 격동(Adolescent Turmoil) Ⅳ.청소년기의 주 정신병리 Ⅴ.청소년기의 정신장애 Ⅵ.아동학대 및 방임 Ⅶ.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chapter5 노인정신의학 Ⅰ.피해자 Ⅱ.상담자의 자세 Ⅲ.노인학대
인생의 속도는 나이와 비례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갈수록 빨라지는 시간의 흐름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지만, 시간은 순식간에 스쳐지나갑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동안 몇 번 본 것 같은데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단 한번 봤는데도 그 분의 신상과 스토리가 뇌 속 깊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합니다.
그동안 저는 가해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일을 25년 이상 해왔고 급행열차와 같은 시간속에서 수많은 분들을 만났지만, 그 수많은 분들 중에 저의 마음속에 가슴 아프게 자리 잡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제가 피해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피해자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것은 최근에 와서 아름답고 숭고한 뜻을 가진 세 분을 만나면서 였습니다. 이 분들은 오랜 기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피해자들을 보살피고 계셨습니다. 그 분들의 피해자를 위한 봉사정신에 신선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제가 오늘 발간사를 쓰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범죄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의 관심은 가해자가 얼마나 잔혹한 사람인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관심밖에 있는 피해자들은 당당하게 나설 수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예상치 못한 사건의 피해자가 되면 누구라도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이웃조차 믿을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고, 그래서 오히려 피해를 당했음에도 숨어 지내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찌 말로 이 분들의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지…. 간혹 살해피해자의 가족이 가해자를 용서했다는 소식도 듣게 됩니다. 아마도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데, 저 같은 보통 사람들은 ‘사과 없는 용서’를 한다는 게 진정으로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피해자에게 무관심한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 제가 대학생들에게 ‘피해자관점에서 영상 속 인물심리분석’이라는 과제를 준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한 만학도가 제게 그러더군요. “교수님! 영화에서 피해자를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금방 죽었어요. 어떻게 하죠?” 그리고 그 이후에는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가 안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많은 과제들이 특이하게도 ‘피해자가 결국 가해자로 변하는 모습’을 영상 속에서 복수라는 이름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드라마를 보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를 폭행할만한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어떤 심정인지에 대하여는 표현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단 영상뿐만 아니라 교육현장, 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순수한 피해자에 대한 조망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사회시스템이 가해자를 위해서는 잘 마련되어 있는데, 피해자를 위해서는 거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피해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 한국사회에서도 피해자를 위한 전문가육성이라는 첫 발을 디디게 됩니다. 이를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고 지금도 많은 분들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모두 처음 하는 일이라 다소 서툴기도 하고 조화롭게 해야 할 것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이 일을 하시는 분들이 모두 피해자를 위한 일이라는 것에 매우 보람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피해상담을 공부하시는 분들이 엄격하게 교육훈련을 받고 배출되면, 앞으로 우리사회 곳곳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전문가들이 소외된 피해자들과 함께 하고 이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더 신뢰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