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현의 작품세계는 현실에 대한 풍자, 고발, 풍유, 과장으로 일관되어 있다. 초기의 대표작 <너는 뭐냐>에서부터 줄기차게 지속되어온 것이다. 외양적으로 연약하게 보이는 남정현과 그의 작품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점을 느끼게 된다. 그는 요설과 시니시즘이 가득 찬 끈적끈적한 문체로 뒤틀린 현실을 여지없이 풍자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즐겨 우화의 수법을 원용하고 있다. 이것은 이중의 효과를 나타낸다. 하나는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그에 부딪쳐오는 물리적 힘을 확산시키는 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다.
[허허許虛 선생] I과 II는 부자지간의 윤리관계를 통하여 비정상적인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허허’라는 어필레이션이 암시하고 있듯이 그저 웃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풍자가 작품 전편에 넘치고 있다. 아직도 가부장적인 요소가 짙은 우리 사회를 놓고 볼 때 ‘허허 선생’의 세계는 충분한 리얼리티를 갖는다. 금력과 권력을 쥐고 있는 ‘허허 선생’의 눈에는 그의 아들은 정신병 환자가 아니면 가련한 인간으로 파악도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누가 진실한 인간인가를 현명한 독자들은 곧 알아차리게 될 것이고, 그러한 가치의 전도轉倒를 통하여 우리에게 인간의 진실을 역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