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재창조의 계절입니다. 하얀 눈처럼 내려앉은 고요는 나 자신, 그리고 주변 자연과의 관계를 되돌아볼 완벽한 기회를 선사하죠. 겨울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스스로 지은 누에고치에서 몸을 일으켜야 하는 계절이에요. vol.14 [겨울에 대하여]를 만들면서 [킨포크]편집진은 활력을 회복하고 겨울이라는 계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겨울에는 낮이 짧아지고 집 안에 들어가 웅크리는 시간이 길어지니 편안한 집 안 분위기를 만들어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른 땅거미가 지면서 달라지는 부엌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자연환경에 발맞추어 사는 덴마크와 호주의 집도 둘러봅니다. 조명디자이너들이 집을 멋지게 밝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겨울에 걸맞은 달달한 간식거리와 찌뿌둥한 몸에 활력을 주는 다양한 방법도 소개합니다. 따스한 난롯불 앞에 앉아 있든 스키에 날개 단 듯 산비탈을 누비든 간에, 이번 [킨포크]가 시린 겨울날을 만끽하고 나 자신과 겨울이라는 계절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큼지막한 사진, 넉넉한 여백, 간결하고 세련된 서체,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 [킨포크]는 화려한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과 빽빽한 광고로 가득한 기존의 잡지와는 무언가 다르다. 그들은 명품의 가치를 홍보하기보다는 삶의 소박한 이야기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다룬다. ‘KINFOLK’는 친족, 가까운 사람을 의미한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작가, 농부, 사진가, 디자이너, 요리사, 플로리스트 등 다양한 이들이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이야기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매료된 많은 이들이 모여 이제는 커다란 커뮤니티로, 나아가 ‘킨포크 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석양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직접 만든 가구의 흠집을 어루만지며, 숲으로 소풍을 간다. 굴을 곁들인 애피타이저로 나만을 위한 만찬을 준비하고, 주말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을 로스트 치킨을 준비한다. 이러한 일상들이 [킨포크]의 소재다. [킨포크]는 이처럼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순간들에 주목한다. vol.14의 주제는 재창조의 계절인 ‘겨울’이다. 겨울은 여름에 즐기던 야외활동이나 가을에 떠나는 주말여행으로부터 잠시 거리를 두도록 해준다. 계절이 허락해준 휴식기인 셈이다. 겨울은 집 안으로 들어가 내면을 들여다보고 가족과 가까워지게 해주며 우리는 그 과정에서 변화한다. 킨포크는 이른 새벽을 맞이하는 방법, 집 안을 편안하게 만드는 법, 잿빛 겨울에 색을 입히는 코디, 겨울에 어울리는 먹을거리 등을 소개하고 겨울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낙엽과 긴긴 겨울밤이 그렇듯, 이제껏 경험했던 일들은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정체성을 맞이할 때이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