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우리 역사의 가장 소중한 고전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더불어 우리 고대 사적(史籍)의 쌍벽을 이루는 최고(最古)의 역사서이면서도 그 동안 문화재 지정에서는 낮게 평가되어 왔던 '삼국유사'가 얼마 전 일괄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되었다. 일연은'삼국유사'에서 왕의 명령에 따라 편찬된 정사인'삼국사기'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왕권 중심의 유교적 통치 이념과 그러한 김부식의 저술 태도를 비판하고, 민족의 주체성을 살리기 위해'삼국사기'에 빠진 고대 사료들을 발굴 · 정리하여 기록하였다. '삼국유사'는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역사뿐만 아니라'삼국사기'가 기록하지 않은 고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과 가락국 등의 역사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또한 단군 신화를 비롯한 우리의 신화와 설화들의 원형, 정형 시가의 가장 오래된 형태인 향가 14수, 방대한 불교 자료와 민속 신앙, 일화 등이 실려 있어 국문학, 지리, 사상, 종교, 민속 등의 연구에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 문화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기에 육당 최남선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중에서 하나를 택하여야 될 경우를 가정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후자를 택할 것”이라며'삼국유사'를 높이 평가하였던 것이다. 일연은 '삼국유사'를 통해 무신정권기와 몽골 침략을 거치면서 화이(華夷) 관념에 대항하는 자주 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에게 호국 사상과 민족적 자긍심을 일깨우고자 하였다. 한민족의 신화, 전설, 역사, 종교에 관한 비교 · 검증, 현지 답사를 통한 치열한 집필 의식에는 일연의 개성이 살아 숨쉬고, 작자 특유의 자유스러운 사고가 넘쳐흐른다. 흥미로운 이야기 위주의 서술 방식과 자주 의식, 그리고 우리 선현들이 살아가던 이야기는'삼국유사'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역사서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