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 뉴스 시간입니다 2 일본 사회는 지금 3 각양각색 일본 문화 4 일본이 걸어온 길 5 일본과 어떻게 사귈까
도쿄에서 살고 있는 현직 부부 기자가 쓴 생생한 일본 이야기 김영희와 박중언 부부는 일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직 기자입니다. 현해탄 건너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나라, 하루에 만 명 이상이 오가는 이웃 나라 일본에 살면서 체험하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가감없는 일본 이야기, 비판하되 비난하지 않는 일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일본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입니다. 과거 ‘만들기 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일본 경제의 저력은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경제는 오랫동안 불황을 겪었고 그 사이 일본 사회는 활력을 많이 잃었습니다. 아시아의 유일한 선진국으로 사회복지정책이 잘 되어 있는 나라로, 필자의 아이들도 무료 의료 혜택을 받고 있지만, 과거 부락민?오키나와인?재일 한국인에 대한 신분 차별이 엄존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나 남녀평등은 오히려 한국보다 저조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장인 정신을 높이 사서, 한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것을 꿈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 대부터 하던 라면집을 대학 나온 손자가 물려받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아마추어 전문가를 길러냅니다. ‘오타쿠’로 불리는 ‘-광狂’, 마니아 집단이 대표적입니다. 일본 사람들을 국민성을 이야기할 단골로 등장하는 ‘다테마에’와 ‘혼네’가 있습니다. 다테마에는 겉모습이고,혼네는 속마음입니다. 한마디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듣는 것이 일본인입니다. 지나치게 예의바르고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것이 위선적으로 비쳐지지만, 상대방을 배려하고 전체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뿌리깊게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피해받기를 바라지 않지요. 다분히 개인주의적인 문화 풍토를 이루고 살지만, 자원봉사가 아주 활발한 점이 일본 사회의 건강한 장점 중 하나입니다.
일본은 없다? 일본은 있다? 일본은 일본일 뿐이다. 한때 우리나라에는 일본은 있다, 일본은 없다 등으로 일본 사회의 실체를 진단하는 책이 여러 권 나왔습니다. 전시적인 효과를 바라는 작명의 병패도 엿보이지만, 일본인과 일본 사회, 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문제의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를 지배한 일본에 대해 사적인 판단을 공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들을 위한 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균형감’에 무게를 두다 보면 자칫 과거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고, 과거를 강조하다 보면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역사의식 결여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일본의 여러 모습을 보여 주고 우리와의 관계를 생각해(지은이의 말 중에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 긴밀히 의존하고 있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고, 가급적이면 현대 일본 사회의 모습을 풍부하게 보여 주어 일본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가깝지만 먼 이웃 나라, 알고 나면 더 가까운 나라 다른 나라를 제대로 알기 위해 반드시 그 나라에 여행을 가고 살아 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쌍둥이인 양 닮은 점이 많습니다. 일본에 뿌리내린 한국 문화도 있고, 한국에 뿌리내린 일본 문화도 상당합니다. 이 책을 본 어린이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먹는 것 중 일본의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겠지요. 그리고 일본에 관심을 키워가는 ‘오타쿠’ 집단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일본 전문가를 꿈꿀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본 어른들도 일본 어린이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게끔 노력해야 합니다. 나라 간 관계가 친구를 사귀듯 뜻대로 될 수는 없지만, 순박한 낙관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한국과 일본은 그 어느 나라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토대가 충분합니다.
1 일본 뉴스 시간입니다 뉴스와 신문에 나오는 일본 기사는 온통 독도, 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 참배 따위와 관련된 것입니다. 어른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어린이들은 일본이 잘못한 것 같지만 왜 그러는지는 잘 모릅니다. 1장에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본의 조각 그림들을 먼저 살펴보고, 다음 장들을 읽으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큰 그림을 맞춰 보게 됩니다.
2 일본 사회는 지금 지리, 정치, 경제, 교육, 사회, 문화 등 거시적 차원에서 일본 사회를 조망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가깝다는 사실은 세계 지도만 보아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시간대를 씁니다.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이면 일본의 수도 도쿄에 다다릅니다. 도쿄 도심에 가 보면 사람이며 길이며 건물이며 서울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강대국 대열에 든 나라이기도 합니다. 경제대국 일본의 힘은 발빠른 근대화 노력과 국민들의 근면함, 일왕을 중심으로 한 단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전쟁이라는 우리나라의 고통에 힘입은 측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3 각양각색 일본 문화 일본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가깝게 만나봅니다. 입춘의 길목에서 복을 비는 ‘마메 마키’ 놀이, 5월 5일은 어린이날,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봉 오도리’ 축제 등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계절별 축제 중. 대표적인 것이 봄철 벚꽃놀이 ‘하나미’입니다. 입시지옥이 있다는 것도 우리와 닮았습니다. ‘이지메’, ‘부등교’ 등 청소년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심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야구이고, 전통 스포츠인 스모는 한국의 씨름에 비해 인기가 있고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일본어를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이 같은 뿌리에서 나온 나라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4 일본이 걸어온 길 일본의 역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일본은 한반도, 중국 등지에서 건너간 도래인에 의해 만들어진 나라입니다. 선사시대 이후로도 일본은 대륙의 선진문물을 끊임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일본 고대에서 주목할 만한 문화는 쇼토쿠 태자(야마토 정권)에 의해 꽃피운 ‘아스카 문화’가 있습니다. ‘아스카 시대’의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호류 사에는 고구려 담징 스님이 그린 금당벽화가 있습니다. 일본은 당나라에 견당사를 파견해 화려한 당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등 국제교류에 등한하지 않았지만, 7세기 나당연합군에 맞서 백제를 도왔으나 패배한 이후 나당의 침략을 두려워한 나머지, 섬나라 안에서 패쇄적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야마토 정권이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헤이안 시대 이후 일본에는 무사계급이 등장합니다. 귀족을 위해 무장한 사무라이가 힘을 규합하면서 생긴 새로운 지배계급이었습니다. 이후 일본 사회는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는 1868년까지 무사계급에 좌지우지되었습니다. 무사계급이 세운 정권이 막부입니다. 이후 막부 정권은 400년 이상 지속되다가, 지방 세력(다이묘)이 난립해 패권을 다투는 대혼란기 ‘전국 시대’가 됩니다. 전국 시대를 끝낸 사람이 오나 노부나가, 뒤를 이어 임진왜란의 장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집권하고, 마지막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 시대를 엽니다. 에도 시대에는 정국이 안정되어 일본 고유의 문화가 꽃피고, 국제 교류가 재개되어 활발한 문물 교류가 이루어졌고, 상업도 급속히 발전해 상인 계급이 등장했습니다. 1800년대 들어 일본도 제국주의 열강의 강압으로 문을 열게 됩니다. 이후 일본은 발빠르게 근대화에 나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제국주의 침략국이 되었습니다. 1945년 두 차례의 원폭 투하로 무조건 항복했고, 우리나라는 독립되었습니다. 전범국으로 일본은 국제재판을 받지만 냉전이라는 대치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에게 면죄부를 주었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일본은 경제대국의 초석을 닦았습니다. 일본은 한국에 제대로 사죄한 적이 없었지만, 쿠데타로 들어선 박정희 정권에 경제지원금을 주는 대가로 과거사에 대한 모든 배상을 끝내 버렸습니다.
5 일본과 어떻게 사귈까 많은 사람들이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폐해를 걱정했지만 2004년 전면 개방 이후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나라간의 교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분야의 교류가 그렇습니다. 일본보다 더 먼 나라와도 국경이 허물어진 지금, 어느 나라들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나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요? 두 나라 어린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이 새로운 세대들은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까요? 가장 흔한 사실 속에 진실이 있습니다. 과거를 알고 현재의 잘못을 바로잡아 올바른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이 그런 목적을 위해 쓴 것”이고, “일본, 일본 사람에 대한 이해의 눈을 키우고 간접적으로나마 그들과 대화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