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01 타는 것에 대한 그들만의 집착 도쿄도리모노 COLUMN 02 유럽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렀다 도쿄에서 외식하기 COLUMN 03 이 책에 미처 실리지 못한 산책 코스들
도쿄는 산책하기 좋은 도시다. 일단, 나무가 많고 골목이 많다. 골목엔 작은 화분들이 집집마다 모여 있다. 골목 안이 푸른색이다. 그리고 좁은 길로 들어오는 매너 없는 자동차도 많지 않다. 또, 어떤 길이든 자판기가 있다. 조금 비싸지만, 목이 마르면 물을 뽑아 마신 뒤 다시 걸을 수 있어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길을 잃으면 친절한 도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가까운 역만 물어볼 줄 안다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레저 기자로 '서울을 걷는' 칼럼을 연재하던 저자가 도쿄의 골목을 누비며 '도쿄를 걷는' 책을 냈다. 서울의 골목골목에 포진한 최고의 스폿을 쏙쏙 뽑아내던 솜씨를 발휘해 도쿄의 베스트 산책로 20곳과 그곳에서 최고로 꼽히는 맛집과 멋집을 제대로 소개하고 있다. ‘먹는 것에 타협을 안 하는 사람일수록 품위 있게 살게 된다’는 인생철학을 가진 저자인 만큼 선택한 곳들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비단 잘나가는 스폿을 소개한 가이드북만은 아니다. 하늘을 가릴 듯 높은 빌딩들 사이로 가늘고도 길게 이어진 골목길들은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와글와글 사람들로 가득한 큰 길에서 딱 한 블록 들어왔을 뿐인데도, '여기가 도쿄 맞아?'라고 반문하게 될 만큼 고즈넉하다. 물론 도쿄의 거리는 그런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슈주’스러운 아이들로 가득한 시모기타자와, 코스프레의 천국 하라주쿠, 스크램블 교차로의 놀라운 인파를 체험할 수 있는 시부야… 이 책은 고즈넉한 길에서 복잡한 길까지 두루 섭렵하며 진짜배기 도쿄를 만나보라 말하고 있다. 대신, 골목에서도 대로에서도 바쁘게 볼거리를 찾아다니는 여행은 사절! 대신 느리게 걷고 도쿄와 함께 호흡하기를 권한다.
동봉된 지도를 들고, 길을 잃지 않으면서, 책 속 이미지가 아닌 본인의 느낌대로 산책해보는 것. 편한 신발과 편안한 마음, 옵션으로 편한 사람과 함께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리하면 작은 골목의 화단에서도, 공원 안의 벤치에서도, 길을 걷는 중에도 감동적인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혹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손을 꼭 붙잡고 다니기를 바라며.
도쿄 산책의 출발점은 신주쿠역, 도쿄역, 시부야역 책은 크게 3개의 에어리어를 산책 코스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여행자들이 도쿄를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신주쿠역, 도쿄역, 시부야역이 그것. 여기에서 지하철 혹은 전철로 갈 수 있는 20개의 산책 코스를 소개한다.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놓치기엔 아까운 산책 코스 추가 수록 책의 뒤쪽에는 도쿄 외곽에 있어 본편에 미처 수록하지 못한 6개의 산책 코스가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아름다운 항구도시 요코하마, 도쿄 마니아가 머무는 곳으로 유명한 기치조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족탕을 즐길 수 있는 하코네 등 부록이라 하기엔 너무 알찬 정보로 가득하다.
전직 레저 기자가 추천하는 도쿄 최고의 레스토랑과 밥집 미슐랭 가이드조차 인정한 도쿄의 맛집들!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아내와 함께 발굴한 도쿄 최고의 맛집들은 격식이 필요한 레스토랑부터 가정식 백반이라도 나올 듯한 푸근한 밥집까지 다양하다. 이 책에 소개한 곳만 다녀도 도쿄 여행의 맛 부분은 완벽해진다.
독특한 판형,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사진 파노라마 도시 산책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세로보다 가로가 긴, 색다른 판형을 선택했다. 책을 펼치면 탁 트인 거리 느낌이 한눈에 들어올 뿐 아니라 저자의 감각적인 사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마치 그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