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정치] 차경借景 ×+×+×+ / 임민욱 [머리글] 침몰하는 말들 / 문부식 [긴급시평] 한국, 2014년 4월 16일 이후…… 근대문명의 반생명성, 민낯을 드러내다 / 김종철 견딤의 시간, 혹은 견딘다는 것 / 엄기호 [파국시대의 문화론 2] “자네는 학자잖나. 어서 말을 걸어보게.”_세월호 침몰과 파국적 사유 / 문강형준 [사진 속으로] 언젠가 우리는 모두 CCTV가 될 거야 / 김현호 [사유의 행로] 이 시대의 정신승리법 / 윤여일 [상황의 시작] 미학 ― 이보다 명확한 이유를 본 적이 없다 ― 꾹꾹 눌러 달라, 더 튀어나가게 / 김언 웃는 사람들 ― Loser ― 나는 이렇게 망했다 / 최금진 [아포리즘] 4월의 죽음 / 윤영배 [좌우가 있는 인권 4] 차별, 이러지도 저러지도 / 미류 [연속시론] 죽음과 정치, 자살의 문화정치 1 / 천정환 [과학과 인간] 요르단의 경우 / 이강영 [연속기획: 자본에 맞서는 정치, 자본 너머의 정치 4] 종합할 수 없는 두 가지, 정치와 경제 / 서동진 [비평] 유일하게 유물론적인 것 / 윤인로 [동시대의 지평] ‘전후 레짐’의 탈각 / 고모리 요이치 나시타니 오사무 [남쪽으로 튀어 4] 존경하다, 또는 다시 보다(re-spect) / 명인 [소년, 1980년대를 가로지르다 1] 프롤로그: 1979년의 기억 / 김형민 [텍스트 비평] 밀양이라는 또 하나의 세월호 / 송경동 왜 쓰는가, 왜 읽는가 / 김봉석 [마르크스에게 묻다 4] 유연성의 축적체제와 허구적 자본주의 / 이진경
[말과활] 4호(2014년 5-6월호)는 지난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에 아낌없는 주목을 보낸다. 그러나 이미 미디어에 의해 한껏 증폭된 상투적이고 의례적인 말잔치의 되풀이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보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의 현실을 향한 끈질긴 응시를 포기하지 않는 가운데, 말의 자리를 진지하게 되물으며, ‘9.11 이후’의 미국이나 ‘3.11 이후’의 일본을 거울삼아 ‘4.16 이후’의 한국으로 시야의 확장을 시도한다. ‘긴급시평’으로 실린 두 편의 글 가운데, [근대문명의 반생명성, 민낯을 드러내다]에서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은 “세월호처럼 비통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근대화를 앞뒤 돌아보지 않고 성급하게 밀어붙여온 탓”으로, “근대화에 반드시 따르는 부작용에 대해서 사회 전체가 깊이 숙고할 겨를도 없이 무작정 분별없이 외형적인 건설, 확장에만 미친 듯이 매달려온 결과”라고 지적하며, 근대문명의 본질을 성찰할 필요를 제기한다. [견딤의 시간, 혹은 견딘다는 것]에서 엄기호(덕성여대 겸임교수)는 지금 시기를 “견디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시간”이라고 전제하고, “어쩌면 우리가 제일 견디지 못 하고 있는 것, 제일 견디지 못 할 것 같은 것이 이것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 자체인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견뎌야 한다는 걸 견딜 수 없어서 어떻게든 빨리 해치우고 넘어가기 위해서, 내가 겪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번제물을 바치고 난 다음 스스로를 정화하고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을 경계한다. ‘파국시대의 문화론’을 연재하고 있는 문강형준(문화평론가)은 이번 호로 두 번째를 맞는 연재지면에서 ‘세월호 참사’를 ‘파국적 사유’와 연결시킨다. “위험 속에서 재난을, 재난 속에서 파국을 떠올리지 않는다면, 즉 파국적 사유를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개별적 사건의 층위 속에서 울고 웃고 위로받다 망각하는 수동적 존재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여일([사상의 번역] 등 저자)은 ‘사유의 행로’를 담은 산문 [이 시대의 정신승리법]에서 세상에 맞설 아무런 무기도 없는 ‘무력한’ 이들은 ‘무력함’ 자체를 무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역설을 통해 ”자신을 패배시킨 상대보다 역사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김현호(사진비평가)의 [언젠가 우리는 모두 CCTV가 될 거야]는 ‘안전’을 향한 우리의 소박한 요구가 종국에는 우리를 어떤 세상으로 이끌어줄지를 어둡게 전망하는 내용으로 언뜻 ‘세월호’와는 직접 맞닿지 않는 듯한 소재를 통해 심층의 문제의식에서는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송경동(시인)도 [밀양을 살다]에 대한 텍스트비평 [밀양이라는 또 하나의 세월호]에서 ”6,800톤급 세월호의 비극에 모두가 망연자실해 있는 동안에도 작은 세월호들의 침몰은 여전히 진행중“임을 환기하면서, ”무한 자본의 이해를 위해 침몰해 가는 수많은 세월호를 지키지 못해 왔다는 반성 없이 어떻게 세월호에서 죽어간 이들을 추모할 수 있을까.“를 질문한다.
서동진(계원예술대 교수)은 [종합할 수 없는 두 가지, 정치와 경제]로 창간호부터 이어온 ‘연속기획: 자본에 맞서는 정치, 자본 너머의 정치’의 한 매듭을 짓고, 이강영(경상대 교수)의 [요르단의 경우]는 ‘과학과 인간’을 표제로 지난 3호에서 야심차게 제기한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의 기조를 이어간다. 한편, 1980년대에 10대를 보낸 소년의 눈으로 이 시대에 돋보기를 들이대는 김형민(방송 피디)의 연재, [소년, 1980년대를 가로지르다]가 새롭게 선보이고, 천정환(성균관대 교수)의 연속시론 [죽음과 정치, 자살의 문화정치학]도 벌써부터 다음 호에 대한 기대를 자아낸다. ‘상황과 시작’이라는 새 코너에서는 김언과 최금진 두 시인이 각각 기발표시 두 편과 신작산문 한 편씩으로 삶의 ‘전장’을 가로지르는 예민한 촉수를 드러내는 등, 지난 호들보다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읽을거리로 편집의 짜임새와 안정감을 한층 더하고 있다.
총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