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에 젊은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지하철에서 사랑의 편지를 읽고, 별 기대없이 그냥 한번 걸어보았단다. 사연인즉 가정에서는 귀염둥이 막내딸이요, 직장에서는 사랑받는 꽃으로 티없이 기쁘고 즐겁게 살아왔는데, 지난 여름에 직장에서 단체로 설악산에 캠핑갔다가 마지막날에 밤에 남성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그후 임신 징후가 일어났다. 병원에 갈 자신은 없고 그렇다고 그 아이를 낳을 수는 더욱 없다. 남몰래 고민하다가 결국 죽음을 택하기로 마음먹고 귀가하던 중 우연히 지하철에서 `사랑의 편지`를 읽게 되었단다. 큰 기대는 없었으나 어쩐지 전화라도 한번 하고 싶은 마음에 실의중 공중전화에서 거기 기록된 전화번호에 다이얼을 돌렸단다. 우리는 장시간 대화를 했다. 사노라면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외롭고, 흔들리기도 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때도 있게 마련이다. `사랑의 편지`는 바로 이런 이웃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를 주며, 마음의 벗이 되기 원한다.
총 
멀티플라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