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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프랑스 소설의 새로운 브랜드로 통하는 장폴 뒤부아 신작 소설!
- 개성 있는 노가다 군상들의 익살맞은 엽기소동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장폴 뒤부아의 열여섯 번째 소설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는 출간 즉시 프랑스 전 온?오프라인 서적 베스트셀러 집계의 상단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4년 작 『프랑스적인 삶』과 2005년 작 『침묵 속의 한 해』에 연이은 쾌거로 프랑스 문단에서 장폴 뒤부아가 차지하는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결과이다. 이쯤 되면 가히 장폴 뒤부아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폴 뒤부아 소설이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내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반세기에 걸친 프랑스 현대사를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유장하게 그려낸 『프랑스적인 삶』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지만 프랑스 독자들은 이미 열여섯 권의 소설과 다수의 에세이, 여행기 등을 통해 장폴 뒤부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사실 프랑스 소설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선호도는 그리 높지 않다. 프랑스 영화와 마찬가지로 고도의 기교와 실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접근을 어렵게 만든 것. 그러나 장폴 뒤부아의 『프랑스적인 삶』은 국내에서도 이례적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 소개되는 장폴 뒤부아의 첫 작품임에도 벌써 3만 부 가량이 판매되었고, 여전히 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폴 뒤부아의 소설은 정서의 차이를 느끼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선 걸쭉한 입담을 앞세운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돋보인다. 뛰어난 심리 묘사와 만국 공용어인 익살과 유머를 재치 있게 구사한다는 점도 장폴 뒤부아 소설이 정서에 구애받지 않고 널리 읽히는 배경이다. 의표를 찌르는 능수능란한 비유, 배꼽이 빠질 만큼의 천연덕스러운 유머는 장폴 뒤부아 소설의 전매특허로 독자들을 유쾌한 웃음바다로 이끌어낸다.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는 장폴 뒤부아 브랜드다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삼촌에게서 대저택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타네 씨가 집수리를 하면서 벌어지는 ‘노가다’ 세계의 요지경 풍속도를 작가 특유의 익살스런 필치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 소설은 공사판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곳인지를 뼈아프게 보여주는 ‘건축일지’이자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모습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내는 ‘초상화 모음집’이며 익살과 유머가 넘쳐흐르는 ‘인간희극’이다.
저마다 독불장군인 ‘노가다’ 캐릭터들의 소동이 난장판을 만들어가는 그 속에서 우리는 장폴 뒤부아 소설의 묘미를 한껏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만사를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소설은 씹으면 씹을수록 배꼽 터지는 블랙유머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한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대저택 때문에 재앙을 자초하는 타네 씨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집은 소유 대상이 아니라 주거 공간’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속 타는 타네 씨와 집수리 일꾼들이 엮어가는 인간 다큐멘터리!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줄거리 요약
어느 날 느닷없이 대저택을 상속받은 우리의 주인공 타네 씨.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호화저택 원상복구’라는 무모한 모험에 뛰어든다. 어마어마한 수리비용을 대기 위해 살던 집까지 팔아가면서. 그러나 인력시장을 뒤져 어렵사리 찾아낸 일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타네 씨를 괴롭히며 ‘속 타네’를 연발하게 만들고…….
폴 타네라는 인물이 집수리에 뛰어들면서 만나는 일꾼들과 그들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 즉 공사판에서 일 년에 걸쳐 주인공이 겪게 되는 고통, 이것이 이 소설의 기둥줄거리이다. 이렇듯 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성격이며 버릇이며 능력, 그리고 그들이 벌이는 황당하고도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읽는 이는 어느덧 복잡한 ‘인간 정글’에 빠져들게 된다.
날강도나 다름없는 2인조 기와공이며 되는 대로 일을 떠맡아놓고 뒷감당을 못해 쩔쩔매는 굴뚝 수리공이며 넘치는 정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2인조 미장공이며 재능은 없지만 예술적 정열만은 누구 못지않은 도장공이며 사람은 좋지만 실수투성이인 보일러공 등등. 국적도 제각각, 사는 모습도 제각각인 이 일꾼들과 함께 ‘뼈가 빠지고 등이 휘어지도록’ 집수리에 매달리는 동안 타네 씨는 집의 쓰임새에 대해서, 인간 군상의 다양한 면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갖는다. 고독과 끈기에 대해서도. 이런 면에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건축현장 기록일지’라는 차원을 넘어 ‘인간시장’의 복잡다단한 현상과 실태를 적나라하게 옮겨놓은 ‘인간 연구서’이다.
폴 타네가 엮어가는 이 한 편의 ‘인간 다큐멘터리’는 열심히 일하는 모든 사람, 가끔 일을 마치고 나면 텅 비어버린 듯한 느낌에 시달리곤 하는 사람, 때때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고집불통에 신경과민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의 속을 후련하게 풀어주는 한바탕 웃음을 선사한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