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설
젊은 초상
기파랑
최치원
수로 부인
장보고
석탈해
왕거인
김동리 연보
김동리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인간 구원의 문제를 주제로 토속적, 샤머니즘적, 동양적 신비의 세계를 다뤄 온 우리 문단의 대표적 작가이다. 그는 순수 문학과 신인간주의의 문학 사상으로 일관해 왔으며, 고유의 토속성과 외래 사상과의 대립을 통해 인간성의 문제를 그렸으며 6·25 전쟁 이후에는 인간과 이념의 갈등에 주안을 두기도 하였다.
문이당 청소년 현대문학선 32권 『수로 부인』은 이러한 김동리만의 인간주의적 순수성과 사상성을 담고 있는 대표적 단편 8편을 수록하고 있다. 단편 가운데 「윤회설(輪回說)」,「젊은 초상」은 해방 공간에서 젊은이들의 사상적 대립과 허무를 표현하고 있으며, 신라를 배경으로 한 「기파랑」,「최치원」,「수로 부인」,「장보고」,「석탈해」,「왕거인」은 천년 전의 인물들을 끌어내어 그들의 삶과 사랑, 죽음을 포괄하는 작품이다.
특히, 이들 작품은 작가의 고향인 경주에 살아 숨쉬는 신라의 역사와 문화에 주목하며, 작가의 이상향을 『삼국사기』, 『삼국유사』의 설화에서 찾아내 소설화하였다. 몇 줄의 기록으로밖에 남아 있지 않은 천년 전 신라의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열전 형식을 빌려 김동리의 문체로 재탄생되었다.
작품 소개 및 줄거리
수록 작품 : 「윤회설(輪回說)」,「젊은 초상」,「기파랑」,「최치원」,「수로 부인」,「장보고」,「석탈해」,「왕거인」 총 8편
「윤회설(輪回說)」
인간성의 자유, 정신적 존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동생에게는 지독한 정신주의자라는 평가를 듣는 한종우. 남녀의 육체적 교섭이란 동물적 타협이며 타락이라고 생각해 서른 넘게 동정을 지켜온 그에게는 동생 성란의 친구이자 오랫동안 그만 바라보는 혜련이라는 여자가 있다. 종우는 성란에게 종우가 고독을 좋아하여 좌익 단체에 가담하지도 결혼을 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허나 종우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혜련이 예술가 동맹에서 만난 박용재라는 자와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소식에 더 놀라게 되는데…….
어떤 단체에도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하였으나 육체적으로 허약한 데다 사회적으로도 고립된 지식인 한종우라는 인물을 통해 해방 공간에서 젊은 지식인들이 겪는 사상적 대립과 이념적 갈등을 그려 내고 있다.
「젊은 초상」
꽃 다진 5월이 되도록 봄이 온 줄도 모르고 사는 글쟁이 이 군. 어느 날 방세가 밀려 하숙집의 자기 방에서 쫓겨나게 될 위기에 이른다. 당장 필요한 돈을 융통하고자 건너건너 아는 사이인 A사의 김장하 씨를 찾아가지만 만나지 못한다. 그 후 우편환으로 김장하 씨에게 선불로 받은 원고료 15원을 들고 친구 S군과 한 군을 만나 처지를 털어놓는데……. 돈을 벌고 여자를 만나는 일에 젬병인 이 군을 놀려 대는 친구들을 두고 술집을 나오는 길에 자신이 술값을 치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950년대의 지식인의 방황과 허무를 드러낸 작품으로 의식의 흐름을 따라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소통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수로 부인」
견당사 김지량의 딸 수로랑(水路娘)은 나면서부터 남다른 점이 많은 아이였다. 외모가 특출났을 뿐만 아니라 가무에도 재주가 있어 열두 살에는 신라의 서울에서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었으며, 열세 살에는 나을 신궁의 신관이 될 정도로 수로랑의 미모와 가무는 신라인의 자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로랑은 잠결에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고 슬픈 피리 소리에 이끌려 걸음을 옮기게 되고, 그곳에서 응신랑을 만나게 된다. 그 후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응신랑이 피리를 불면 수로랑이 피리 소리에 맞춰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다. 그러기를 몇 해가 흐른 후 수로랑에게 혼담이 들어오자 응신은 출가하여 스님이 되고 수로는 응신에 대한 연모의 마음이 병이 되어 여러 차례의 혼담에도 응하지 못하다가 순정공의 청혼에서야 혼인이 성사된다.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여 강릉으로 이동하던 중 수로 부인은 층암절벽에 피어 있던 진달래를 보고 꺾어다 준 노인의 암소에 올라타 사라졌다가 하루 만에 나타나기도 하였다. 신라 전역에 가물이 들어 거국적인 기우제를 지내게 된다. 기우제를 맡게 된 이효 거사는 전국에서 피리 연주와 가무로 각각 이름난 월명 거사와 수로 부인을 불러 이들의 피리와 가무로써 제를 지낸다. 그렇게 반날을 치성을 드리자 비가 떨어지기 시작해 열흘을 내렸다고 한다. 이때 피리를 분 월명 거사가 후에 「도솔가」와 「제맹매가」를 지은 월명사와 같은 이이고, 순정공과 혼인하기 전 수로랑과 함께 피리를 불어 함께 가무를 나누었던 응신랑이라고 한다. 또한 「헌화가」 역시 노인이 된 응신이 지었다 하여, 수로 부인과 월명 거사의 평생을 두고 나눈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