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당신을 위하여
첫 우울증 환자의 완치 사례
우울 다스리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우울증에 대한 새로운 심리치료
당신이 우울한 진짜 이유는 세 가지
자신을 탓하지 마라
실수와 죄의식은 별개의 문제
자기를 비난하지 말아야 할 진짜 이유
언제 어디서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비난하지 마라
왜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는가
남을 비난하는 것도 위험하다
오만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자기를 비난하면 겁쟁이 된다
지나친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신앙인은 결코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친절하라
당신을 정말 엉망으로 만드는 것
자기비난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좌절을 각오하라
당신 자신과 당신의 행동은 별개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지 마라
자기연민에 빠진 게 아닌가 싶으면
자기연민을 가져오는 것
슬픔과 비극을 구분하라
불안은 좌절보다 더 해롭다
그릇된 비난에 잘 대처하라
배우자에게 실망하지 않으려면
신경증은 자주 실수를 만든다
자기연민은 강력한 무기일 수도 있다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남에게 굴복하지 마라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왜 사람들은 순교자를 좋아하지 않을까
남을 지나치게 동정하지 마라
타인동정은 자연스런 일인가
냉담함에 대한 두려움
타인동정을 가져오는 비합리적 신념
지나친 관심도 해로운 법
정서적 협박에 굴복하지 마라
타인동정이 나쁜 진짜 이유
타인동정은 자기동정까지 불러온다
남의 잘못을 자기탓으로 여기지 마라
마지막 충고
상담전문가를 잘 선택하라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의 차이
정서장애에 도움 주는 책들
네 가지의 마지막 제안
우리 사회에 ‘우울증’ 비상이 걸렸다. 경제난과 가정해체, 노령화, 실업 증대,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 가치관 변화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 중에는 여배우 이은주씨의 경우처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사회적 경각심이 요청된다. 어떻게 하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올바른 처방이 나오는 법. 수십 년간 우울증 환자들을 상담, 치료한 미국의 저명한 심리치료 전문가 폴 호크(Paul A. Hauck) 박사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다고 믿는 비합리적 신념이 바로 우울증의 원인이라면서 오랫동안 굳어진 이 잘못된 생각들을 바꾼다면 우울증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고 밝힌다. 호크 박사가 바꿔야한다고 지적한 우리들의 고정관념은 세 가지. ① 뭔가 잘못했거나 부도덕한 행동을 저질렀을 때 또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쳤을 때 죄책감을 갖는 게 도덕적으로 옳다는 생각 ② 슬픈 사건이나 비극적인 사건에 부딪쳤을 때 두렵고 참기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 ③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불행을 보고 슬퍼하며 우울한 감정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라는 생각이다. 말하자면 우리들이 사람의 도리라고 믿고 있는 것들인데, 호크 박사는 이러한 고정관념이야말로 비합리적 신념이며 바로 이 신념 때문에 자신을 탓하고 불쌍하게 여기고 남을 지나치게 연민하는 데서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에는 우리들이 상식적이라고 믿고 있는 신념들이 왜 비합리적이며 잘못된 것인지, 그 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 실제로 생각을 바꿔 우울증을 극복한 생생한 임상사례를 담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뿐더러 실용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누구나 손쉽게 응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반인도 응용하면 자기감정을 관리하여 실생활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예컨대 아내를 무시하는 남편에게 공평성 문제를 들어 화를 내고 미워할 것이 아니라 남편의 결점을 고치고 약점을 보완할 방법을 찾은 주부, 자식을 알코올 중독자로 만들어놓고도 함께 술을 마시자는 청을 거절하면 불효임을 앞세워 야단치는 부친 때문에 우울증에 걸렸다가 죄책감 없이 부친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었던 아들, 빈민들을 위해 일하다가 그들의 고통으로 자신도 비애를 느끼고 끝내 우울증에 걸린 사회복지사가 타인 동정을 극복하고 다시 일터로 나간 사례, 부친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는 아버지의 정서적 협박에 심적 부담감을 느꼈던 여성이 끝내 “아버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돌아가시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시라”고 말함으로써 우울증을 극복한 사례 등은 눈길을 끌게 한다.
먼저 호크 박사는 잘못했거나 실수를 저질렀더라도 결코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충고한다. 흔히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잘못한 행동 그 자체는 죄가 된다면서 죄의식을 느끼고 자신을 비난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우울증에 빠지게 만드는 1차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잘못한 것에 대해 죄의식을 갖는 게 도덕적으로 옳다면 가능한 한 모든 잘못을 저질러봐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많이 저지를수록 실수를 덜 할 것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호크 박사는 잘못했더라도 자신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단점, 잘못된 습관을 수용할 줄 아는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불완전하기 때문에 실수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할 줄 알듯이 자기 자신 또한 용서하는 자기수용이야말로 우울증 환자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지침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으로 호크 박사는 똑같은 사건을 놓고 어떤 사람은 슬픈 것으로, 어떤 사람은 비극적인 것으로 여길 때 왜 차이가 나는지를 살펴보라고 충고한다. 슬픈 사건이나 비극적인 사건에 부닥쳤을 때 당황하여 두렵고 참기 힘들다고 믿으면 이 세상이 불공평하고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불행한 일에 부닥치더라도 그냥 후회가 되거나 실망스럽다거나 슬프다고 여긴다면 잠깐 동안 힘들어하다가 곧 평소의 생활 리듬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한다. 남한테 비난이나 분별없는 말을 들으면 화나고 짜증나고 우울하고 때로는 모욕을 당한 것 같아 불쾌하게 마련인데 이 또한 유머러스하게 받아넘기면서 평상심을 유지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따지라고 충고한다. 만약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죄의식을 느끼고 자신을 비난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앞서 보았듯이 인간으로서 실수할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사실이 아니라면 나와 견해가 다르다고만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짜증을 내고 화낼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호크 박사는 자기연민이란 올가미에서 벗어나려면 ‘누구도 나 자신의 허락 없이 나를 짓밟을 수 없다’는 명제를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자신을 너무 하잖게 여기지 않았는지, 또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에 너무 신경을 쓴 것은 아닌지, 그래서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한 것은 아닌지를 곰곰이 되짚어 보라는 이야기이다.
끝으로 호크 박사는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불행에 대해 아무리 건전하고 친절한 관심일지라도 지나치면 우울증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명구조원이나 의사들처럼 다른 사람의 고통스런 상황에 접했을 때 과도한 동정이 아닌 연민을, 지나친 걱정이 아닌 관심만을 보여주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감정이 무디거나 무감각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고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은 엄청난 비극도 아주 사소한 일처럼 마음에서 털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줌으로써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정서적 협박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도 제시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 “상대방이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죽겠다고 협박하면 그 죽음에 대해 책임지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라. 당신이 동요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안 상대방은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고약한 속임수임을 깨달을 것이다. 만일 상대방이 진짜로 자살을 시도할지라도 그것은 그가 결정한 것이며 그 결과 또한 그의 책임이다”라는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에서 호크 박사가 사용하는 심리치료기법은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 박사가 개발한 인지-정서-행동치료요법(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약칭 REBT)에 따른 것이다. 분노, 우울, 두통 등 우리가 겪는 감정적 고통은 어떤 사건 자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때문이라는 이론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