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목련 사원
무릉 매원
茶香
법음을 듣다
풍경의 깊이
홍옥 다완
백련사 동백 숲에 바람이 부네
불국사에서
감국차
고백
말리화차
11월
봄밤
불일암 소식
2월 仙梅
선암사 무우전 돌담에 기대어
선암사
청화백자 모란 문 찻상
회산방죽에서
제2부
어머니의 문장
와온 일몰
어머니와 꽃
슬픔
수선화
추석 소회
그리움
찔레꽃
손을 놓고
봄, 도다리
집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네
꽃도 없는데
중양절
사람은 꽃처럼 떠나가지
제3부
장미, 정원을 물들이다
유채꽃 편지
손 편지를 쓰다
그 사람
순천만 정원
순천만 정원을 걷다
창포꽃
꽃이 진자리
강가에 잠깐 서 있었을 뿐인데
제4부
초대
오래된 정원의 나무
석류꽃이 필 때면
사랑에 물들다
위로
산책
연도에서
가을 부근
기도
아들에게
자작나무 숲에 들어
국화
마른 꽃
나의 천사, 나의 연인
풍경 소리가 바람을 이끌 듯, 당신을 초대하는 시
시인 장영숙의 두 번째 시집이 십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더 깊어진 사유와 풍경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독자에게 선사하는 시인의 시는 전통과 종교심을 보듬으며 깊은 동감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시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은유의 세계를 그녀만의 통찰력으로 보듬으며 사유의 세계를 넓혀갈 뿐 아니라, 우리 시의 형식미와 서정성을 보여준다. 시인의 시구들은 한 구절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세계 밖의 또 다른 세계로의 의식을 거듭 환유하게 만든다. 시인이 선택한 언어들의 어우러짐은 숨바꼭질하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그 모습과 흡사하여, 독자는 그 안의 숨겨진 서정성을 통하여 마침내 시인과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깊은 서정성과 세계관으로 다시 돌아온 시인의 나라에서
순간을 포착하고 내면화하여 비로소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온 시인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아니, 그녀가 우리를 초대했다. 소박하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를 받아적는 그녀는 시련 속에서도 접신하듯 만났던 시들을 한데 묶어 우리들을 만찬과 더불어 시가 있는 식탁으로 다소곳이 초대했다. 그녀는 감각의 근원으로부터 출발하여 세계 밖으로의 감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일렁인다. 고요를 품은 밤바다의 속삭임처럼 내뱉는 숨결이 모두 꽃향기로 스며든다.
소리에서 풍경으로, 풍경에서 당신에게로
시인 장영숙은 십 년 동안 자신만의 튼튼한 집을 건설해왔다. 독자에게 건네는 풍경의 이미지들은 어떤 환유와 더불어 풍경 너머의 세계를 인식하게 만든다. 음률에 대한 감각이 타고난 시인답게, 율격과 호흡을 고르게 배치하여 독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모더니즘을 추구하는 현대의 시작법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 묵묵히 그 길로 독자를 초대하고 있다. 그녀가 가는 길 뒤로 계절마다 변하지 않는 꽃이 피고 나무의 열매가 열린다. 그토록 진한 향기들이 그 길에서만 존재하듯, 묵묵히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보여주는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을 기대해보자.
순정한 꿈 너머, 한 송이 꽃으로… 시인의 고백
나와 당신이 있다. 당신이 있으니 그대가 있고, 그대가 있으니 사랑이 있다. 그리움이 있다. 간절함이 있다. 장영숙 시인의 시 세계에는 어떤 간절함과 그 염원이 절절한 고백체로 담겨 있다. 풍경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명명한 것이 풍경이듯, 우리는 풍경을 끌어안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의 모든 사랑을 초대한다. 나무 위에 앉았던 새처럼 작별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시인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까닭은 우리 모두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역사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역사, 고백의 역사, 그리움의 역사, 모든 역사의 기원으로 돌아가 우리 자신을 돌아볼 차례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