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 / 책의 발간을 축하하며 - 윤정모
-갓 길어올린 우물물처럼 / 책머리에 - 박상규
1부 호랑이 할아버지와 팥빙수
1.호랑이 할아버지와 팥빙수 - 김은식
2.뚱뚱한 트레이너, 꽃보다 고운 녀석 - 이선아
3.한쪽 다리를 잃은 친구에게 선물한 등산화 - 박상규
4.월급은 2퍼센트, 행복은 200퍼센트 - 이경국
5.초보기사 진땀나다 - 류근하
6.순두부와 비닐우산 - 최형식
7.반장 당선사례라고요?그러시면 되나요? - 김혜원
8.아버지 지갑 속의 아들 편지 - 유종열
9.텃밭에서 캔 노다지
10.아내에게 다시 연애편지를 씁니다 - 정철용
11.걔는 네 딸이지만 너는 내 딸이잖니 - 정은영
12.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 나영준
13.청산도, 청보리 가득한 그곳 - 김은주
2부 연애하는 엄마
1.코피 흘린 아내, 눈물 떨군 남편 - 전진한
2.개들도 공동육아를 하네 - 엄상미
3.손이 아니라 엉덩이입니다 - 김수강
4.너는 바늘로 살았다 - 김김세
5.결혼,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 이우현
6.우표수집, 이승만 한 장에 박정희 다섯 장 - 이상윤
7.연탄을 만드는 아버지와 아들 - 김준보
8.1,000원짜리 밥집 이야기 - 송성영
9.아버지가 끓여준 해장국 - 황종원
10.연애하는 엄마 - 신희철
11.100만 원짜리 사고 낸 33만 원짜리 티코 - 이선이
12.아빠는 몽정을 언제했어요? - 고태진
13.3년 6개월 된 핸드폰 - 강이종행
3부 아버지의 새 양복
1.셋방이었지만 우리는 행복했다 - 이일화
2.어떤일을 하셔도 난 아빠가 좋아요 - 김미영
3.아버지의 새 양복 - 이봉렬
4.치질 치료, 그 2박3일의 여정 - 윤태
5.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최동욱
6.아저씨, 남대문 열렸어요 - 박철
7.못생겨서 정겨운 그대 - 권기봉
8.나의 직업은 예식장 전속 주례사 - 편완범
9.그땐 정말 내한테 삐삐 안쳤나? - 정명희
10.자네, 삼가오륜을 한자로 써보게! - 김령희
11.한국에서 가장 쉽게 성공하는 사람은? - 현빈
12.7000번 버스 타는 사람 다 모여라 - 한아진
13.딸이 겪은 유익한 시행착오 - 한나영
4부 어느 왼손주자의 고백
1.어느 왼손주자의 고백 - 이윤경
2.아줌마들의 새댁 구하기 작전 - 강지숙
3.장애인에게 술 권하는 사회 - 이경숙
4.취업하려면 보수주의자가 돼라 - 김영식
5.아파트 층간소음, 이사를 해아 하나요? - 임선미
6.심심한 오빠들은 전화하세요 - 신성희
7.낙향해서 농사를 지어보니 - 이종득
8.멀쩡한 아버지가 청각 장애자라니! - 김용운
9.잘못된 주차, 야속한 아침 - 윤승원
10.한달 핸드폰 요금 3,500원 - 김은성
11.여사원의 유니폼 - 이지현
특별하지 않아서 오히려 특별한 이야기,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여기 모은 글들은 모두가 사람살이 혹은 사람 사이의 이야기다. 어떤 글은 세련된 도자기 같고 또 어떤 글은 투박한 질그릇 같다. 그러나 그 사랑법은 비슷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역시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사람 이야기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은 미소를 머금거나 또는 눈시울을 적실 것이다”
소설가 윤정모는 이 책의 앞머리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감동적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총50편에 이르는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끊임없이 감동과 분노, 웃음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특별한 것도 없는 이야기들인데 무슨 특별한 감동이 있을까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특출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특별한’ 장점을 지녔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의 이야기들에는 별생각 없이 읽다가도 ‘아! 그래, 맞아’하며 무릎을 치게 하는 힘이 있다. 평소 할 말이 많았는데도 딱히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워 곤란했던, 그리고 답답하기까지 했던 이야기들이 속 시원하게 풀려나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내 옆에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는 우리 이웃들의 소박한 고백들
개그우먼 김미화는 이 글들을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지고 주책없이 눈물이 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주변에는 보석처럼 빛이 나는 귀하고 값진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고, 그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짜증과 열패감의 대상일 뿐인 박봉의 괴로움을 건너뛰어 자신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아내로 인해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한 남편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사람이 살아가는 동력이 돈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의 이해와 사랑임을 새삼 확인하게 되고(월급은 2퍼센트, 행복은 200퍼센트|33쪽), 딸을 힘들게 하는 손녀에게 궂은 소리를 하는 친정엄마의 이야기는 뭉클한 부모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걔는 네 딸이지만 너는 내 딸이잖니|70쪽). 자신의 직업이 부끄러운 아버지는 행여나 딸이 불편할까 말을 못하고, 그런 아버지의 속내를 읽은 딸은 어떤 일을 하셔도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마음을 건넨다(어떤 일을 하셔도 난 아빠가 좋아요|160쪽).
화상을 입고 흉측한 얼굴로 살아가는 한 청년의 환한 미소가 담긴 사진 한 장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 한마디는 어떤 웅변보다도 진한 감동을 주고 있고(손이 아니라 엉덩이입니다|100쪽), 가난한 이웃들에게 1,000원짜리 밥을 팔고 있는 어느 식당 노부부의 모습은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1,000원짜리 밥집 이야기|127쪽).
글을 읽노라면 어느새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해주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엄격하기만 했던 할아버지가 난생 처음 드시는 팥빙수 앞에서 보이셨던 천진난만한 표정, 그리고 그 기억을 통해 떠올리는 할아버지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호랑이 할아버지와 팥빙수|17쪽), 작은 텃밭에서 캐낸 감자를 노다지로 여기는 아마추어 농부의 마음(텃밭에서 캔 노다지|57쪽), 오랜 세월 같이 해온 아내에게 다시 수줍은 사랑고백을 하는 로맨틱한 남편의 모습(아내에게 다시 연애편지를 씁니다|63쪽), 군대 시절 쫄병이 끓여준 라면 한 그릇이 세상의 어떤 만찬보다 맛있었다는 이야기(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75쪽) 등을 읽고 있으면 얼굴에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퍼지고, 웃음을 따라 마음 깊은 곳에 따뜻한 기운이 가득차옴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바로 누구에게나 비슷한 기억이 있고, 잊고 지낸 그 기억들이 이 글들을 통해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애환을 함께 고민하자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의 이야기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가 겪는 시부모와의 예기된 갈등과 그것으로 인해 함께 머리를 모아 고민해주는 선배들의 이야기는 결혼생활이 낭만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해주고(아줌마들의 새댁 구하기 작전|239쪽),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해서도 가족사진조차 함께 찍지 못한 장애인의 모습에서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심각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발견하게 된다(장애인에게 술 권하는 사회|245쪽). 무분별한 버스 광고(심심한 오빠들은 전화하세요|263쪽)에서부터 막막한 농촌의 현실(낙향해서 농사를 지어보니|266쪽), 획일적으로 강요하는 여사원들의 유니폼 문제(여사원의 유니폼|285쪽), 아파트의 층간 소음으로 불편해지는 사람들(아파트 층간 소음, 이사를 해야 하나요?|255쪽), 오른손잡이 중심의 세상에서 사는 일이 불편하고 괴롭다는 왼손잡이의 이야기(어느 왼손주의자의 고백|233쪽) 등 더불어 사는 사회이기에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마음만 열면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책, 이미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책
『아 유 해피?』는 제목에서부터 행복하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 라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되랴.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와 동일한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찾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이미 우리 자신이 충분히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파랑새가 멀지 않은 곳에 있듯 행복도 우리 곁에 늘 있었음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이웃들 사이에 이미 오래전부터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주변의 사람들이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오는 행복한 경험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