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깐깐 선생님과 요술 연필
2. 후후 선생님은 날마다 생일이야
3.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어
4. 내 꿈은 토끼
5. 서른 명과 바보 그리고 신발장 속 짝지귀신
6. 신발 훔친 날
7. ★에게 쓰는 편지
작가의 말
일상에서 나타나는 아이들의 솔직한 삶!
물질적 빈곤이 없이 컴퓨터 오락에 빠지고, 학원을 오가는 현대의 아이들은 바쁘다. 이런 환경에 내던져진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지쳐 친구들에 대해 모범생, 착한 친구 등 단편적인 결론을 지을 뿐 그 친구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싫어하고, 환경이 어떤지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기가 어렵다. 작가는 아이들 주변에 머무르고 있는 친구, 부모, 선생님 들의 이야기를 간결한 문장으로 시원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는 이제껏 보아온 교훈을 목적으로 쓴 지루한 동화들에서 많이 본 주제이지만 전달 방식은 색다르다. 주제들은 쉬운 언어와 생생한 사건 전개 그리고 사실적인 인물들이 어우러져 깔끔하게 작품의 의도를 밝힌다. 그래서 읽는 이는 명쾌한 기분으로 작가가 제시하는 문제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잊어버리기 쉬운 것들을 다시 되새기게 하고 고민을 던져 주는 젊은 작가, 임태희의 활동이 기대된다. 이 책을 빛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그림이다. 아이들은 책 속의 문장보다는 그림을 더 쉽게 이해하고 더 빠르게 흡수한다. 화가 양경희는 작품에는 나오지 않은 인물들의 개성을 살려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 독자에게 책 읽는 기쁨이 배가 되도록 한다. 그림으로 사건의 흐름을 강약 조절 하고, 캐릭터가 더욱 빛을 발하는 장면들은 아이들에게 수많은 상상력을 전달해 줄 것이다.
「깐깐 선생님과 요술 연필」은 체면을 차리느라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깐깐 선생님의 이야기를 쑥스러우면서도 솔직하게 보여준다. 학생들을 훈육의 대상으로 여겼던 과거의 선생님들처럼 나이 많은 깐깐 선생님은 엄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싫어하는 선생님은 정아의 일기장에 끼워진 요술 연필 때문에 아이들 일기장에 자신의 속마음을 모두 표현하게 되는데…
「후후 선생님은 날마다 생일이야」는 무대 공포증을 소재로 상하관계의 학생과 선생님의 사이를 동등한 입장으로 써서 인간미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발표가 있는 날 세진이는 일찍 학교에 가 발표 연습을 하려는데, 임신한 담임 선생님을 대신해서 온 후후 선생님이 먼저 교실을 차지해 수업 연습을 하고 있다. 같은 처지에 놓인 세진이와 후후 선생님은 서로의 단점을 응원하며 무대 공포증을 이겨 나간다.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어」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다 인줄 아는 우리 아이들의 수업 현장에 당돌한 아이 지호를 등장 시켰다. 수업 시간보다 더 중요할 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을 또박또박 옳은 말로 해대어 담인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드는 지호. 수업 시간 잠시 한눈 판 사소한 사건으로 시작되는 지호와 선생님의 말씨름이 우리 교육 현장에 따끔한 충고를 한다.
「내 꿈은 토끼」는 아이의 실체를 모른 채 공부만 시키는 어른들의 이기를 통쾌하게 깨뜨린다. 종례 시간 꿈을 발표하는 종례 시간, 의사, 변호사, 비행사도 아닌 뜬금없이 토끼가 되고 싶다는 모범생 영빈이 때문에 선생님과 부모는 고민에 빠지고, 영빈이가 진짜 토끼가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보여 준다.
「서른 명과 바보 그리고 신발장 속 짝지귀신」은 막연히 바보를 싫어하는 아이들의 심리, 그 아이들이 바보와 친해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바보와 짝이 되기 싫은 아이들은 학교 전설에 따라 장미꽃 한 송이를 신발장에 넣고 짝을 정해주는 짝지귀신에게 빈다. 하지만 신발장마다 장미꽃이 놓여 있어 반 아이들의 갈등은 커져간다. 사건을 파헤치던 중 바보의 좋은 모습을 알게 된 아이들은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바보와 친구가 된다.
「신발 훔친 날」은 도둑질을 하게 된 계기부터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동수를 통해 도둑질한 아이의 모습을 씁쓸하게 담아냈다. 예쁜 동생이 생긴 동수. 만 원 이상은 비싼 것이라는 엄마의 생활 법칙에 따라 동수가 마음에 드는 아기 신발은 살 수가 없다. 동생에게 예쁜 신발을 신겨주고 싶은 맘에 도둑질을 하게 되는데…
「★에게 쓰는 편지」는 연예인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삶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윤호는 가수 소영이 누나가 좋아 누나의 춤을 배우고, 방송국을 가고, 소영 누나가 있는 사진과 기사는 모조리 구입하는 왕팬이다. 학생인 윤오가 연예인을 좋아하는 모습은 그것을 무조건 문제라고만 생각하는 어른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