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1장 탄핵이란 무엇인가?
2장 클린턴 대통령과 탄핵심판
3장 닉슨 대통령과 탄핵 조사
4장 존슨 대통령과 탄핵 심판
5장 탄핵의 헌정적 의미와 위험성
맺는말 - 탄핵의 역사적 교훈
더 읽어야 할 자료들
1. 미국 대통령 탄핵의 역사에서 배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뜨겁게 달아오른 탄핵 찬반 논쟁의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작 탄핵의 헌정적 의미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탄핵의 사유는 여전히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편의적으로 해석되기 일쑤이다. 이 책은 탄핵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는 이러한 현실에 일침을 가하는 한편, 우리의 헌정 이념과 제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미국 헌법과 대통령 탄핵의 역사를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탄핵에 대한 선례는 물론 절차에 대한 규정조차 없는 오늘의 위기를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특히 저자는 미국의 사례를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헌법과 우리 헌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명히 구분하는 동시에 탄핵의 헌정적 의미와 위험성을 함께 살핌으로써 대통령 탄핵 사유의 범주와 절차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치유할 수 있는 합리적 방향을 모색한다.
2. 하나의 헌법 제도로서 탄핵을 바라보다
이 책의 미덕은 단순히‘미국은 이랬으니 우리도 이래야 한다’식의 설명이 아니라 차이점을 분명히 하고 우리의 시각에서 대안을 찾는 데 있다. 저자는 적법한 절차를 강조하는 헌정주의의 시각을 견지하면서,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을 정치적으로 규정하거나 논쟁하기보다는 헌법 제도로서 탄핵의 대의와 절차, 한계를 꼼꼼히 따져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미국 헌법과 우리 헌법을 비교한 뒤 탄핵의 절차와 관련해 몇 가지 매우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데, 그중 한 가지는 탄핵이 소추됨과 동시에 피소추자의 직무 행사가 정지되는 것이 헌법 정신과 일치하는지의 여부다. 요컨대 탄핵 역시 일종의 기소인데, 유?무죄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한을 정지시키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나며 당리당략에 의한 다수당의 횡포 등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소추 위원을 하원 본의회의 표결을 통해 지명하거나 하원 의장이 지명하는 미국과 달리 법제 사법 위원회 위원장이 당연직으로 소추 위원이 되는 우리의 경우 위원장 개인의 판단에 따라 탄핵 심판이 파행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3. 그들은 왜 탄핵되었는가
우리나라는 미국의 대통령제를 그대로 받아들였음에도 미국 헌정사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미국의 헌정사, 특히 대통령 탄핵의 역사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저자는 통상적인 역사 서술 방식을 따르지 않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1999년의 클린턴(42대), 1974년의 닉슨(37대), 1868년의 존슨(17대)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다루는데, 이는 독자들이 탄핵의 헌정적 의미에 좀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미국 대통령 탄핵의 역사를 탄핵 사유의 해석에 대한 광의론과 협의론의 대립으로 파악하고 탄핵 사유의 범주에 대한 논쟁과 탄핵의 정치적 이용 가능성에 주목한다. 저자가 보기에 미국 대통령 탄핵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탄핵의 헌정적 기능이 십분 발휘될 경우든 그렇지 못할 경우든 미국 국민이 탄핵의 정의나 탄핵 사유의 범주, 탄핵의 헌정적 의미에 대해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헌정 이념에 부합하는 탄핵 제도를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대통령 탄핵은 아니지만 해밀턴 미국 초대 재무장관의 탄핵 과정에서, 해밀턴과 격렬한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었던 토머스 제퍼슨이 탄핵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지 않은 지혜를 보인 사례는 미국 탄핵의 역사가 주는 교훈 중‘백미’라 할 만하다.
4. 정치 문화와 헌정 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
저자는 탄핵이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헌법상의 문책?파면 절차인 동시에 정치적 범죄를 다루는 정치적 절차임을 분명히 한다. 이는 탄핵이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입법부의 감시 권력이자 헌법 수호 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의회 다수당의 정치적 무기로 변질될 위험성을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헌법이 금지하고 있지 않는 한 정치적 해결에 의한 탄핵 철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헌정 질서와 법질서를 완전히 무시한 채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탄핵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헌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탄핵의 절차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오늘의 탄핵 정국을 우리의 정치 문화와 헌정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헌정 질서와 법질서는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다. 더욱이 국민의 책임은 헌법 제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의사가 헌법을 통해 제대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살펴보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놓인 과제라고 저자가 역설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중고단행본
바보 빅터
